비제조업체 12% 인력난·인건비 상승에 어려움 겪어…역대 최고
평창올림픽·설 기대에 비제조업 업황 전망은 유지…제조업은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기업 체감경기가 3개월 만에 꺾였다. 제조업 중 중소기업, 내수 업체 체감경기가 13개월 만에 가장 나빴다.
인력난·인건비 상승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제조업체가 15년만에 가장 많았다. 비제조업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다였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 BSI는 78로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인식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BSI는 작년 10월(78) 이후 11월(80), 12월(81) 연속으로 올랐으나 3개월 만에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 BSI가 77로 한 달 새 4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2월(76) 이래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제조업 중에서도 대기업은 2포인트(87→85) 하락에 그쳤지만 중소기업은 8포인트(71→63)나 떨어졌다.
중소기업 업황 BSI는 2016년 12월(62)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저였다.
기업형태별로는 제조업 중 수출업체가 1포인트 하락한 86, 내수업체는 6포인트 떨어진 71을 기록했다.
내수업체 업황 BSI 역시 2016년 12월(70) 이후 가장 낮았다.
업종별로 보면 전자(93)가 8포인트, 자동차(59) 11포인트, 금속가공(60) 7포인트, 석유정제(55) 24포인트 각각 떨어지며 하락 폭이 컸다.
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77로 전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은 "전자업종은 스마트폰 판매 둔화, 디스플레이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고 자동차는 1월 완성차 업체 파업 여파가 있었다"며 "석유정제는 유가가 상승해 석유제품 정제 마진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 실적 둔화가 중소기업 부진으로 이어졌다"며 "다수의 중소기업이 내수기업으로 분류돼 중소기업 부진이 내수기업 업황 BSI 하락으로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81에서 80으로 1포인트 하락했다.
연말 성수기가 종료한 탓에 숙박업(57)에서 24포인트 떨어졌고 추위와 미세먼지로 인해 야외 활동이 위축되며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54)도 7포인트 내렸다.
비제조업 다음 달 업황 전망 BSI는 평창 동계올림픽, 설 효과 등 기대로 전월과 같은 78을 유지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97.3으로 2.6포인트 떨어졌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한 변동 등을 제거해 산출한 ESI 순환변동치는 100.6으로 0.4포인트 올랐다.
주요 경영 애로사항으로 제조업체들은 '내수 부진'(19.3%), '불확실한 경제 상황'(13.6%) 등을 꼽았다.
'인력난·인건비 상승'은 전월 8.0%에서 이달 9.1%로 상승했다. 이는 2003년 1월(9.8%) 이후 최고였다.
비제조업체들도 '내수 부진'(19.1%), 경쟁 심화(14.7%) 순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인력난·인건비 상승'은 9.3%에서 12.0%로 2.7포인트 늘어나 3위를 차지했다. 비제조업체에서 이 응답률은 2004년 7월 관련 통계 공표 이래 최고였다.
최저임금 인상이 업황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물음에 한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이제 막 시행되다 보니 업황에 직접 영향이 있다고 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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