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히딩크' 박항서 "40년 축구인생 자랑스러운 대회"

입력 2018-01-29 19:17   수정 2018-01-29 19:33

'베트남 히딩크' 박항서 "40년 축구인생 자랑스러운 대회"

"아시안게임도 최선…히딩크 감독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어"
"선수들의 땀이 열매 맺은 것…포백을 스리백 전환이 효과"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동남아시아 축구역사를 새로 쓴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29일 "대표팀에 보내준 베트남 국민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오는 8월 열리는 아시안게임 등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챔피언십을 마치고 귀국한 박 감독은 이날 오후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회는 40년 축구인생에서 자랑스럽고 뜻깊은 경기였다"고 말했다.



베트남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4강 신화'를 이룬 데 이어 결승까지 진출해 우즈베키스탄에 연장 접전 끝에 1-2로 졌지만,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 축구역사상 국제무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으며 이런 관심을 보여주듯 기자회견장에는 100명이 넘는 현지 취재진이 몰렸다.
박 감독은 "우리 팀을 시기하거나 운이 좋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운이 아니라 선수들의 땀이 결실을 본 것"이라며 "베트남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짧은 시간에 선수들의 잠재된 체력을 발산시키고 조직력을 극대화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소개하며 베트남팀의 주력이던 포백 대신 스리백으로 포메이션을 바꾼 것이 효과를 봤다고 자평했다.



박 감독이 자신이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는 데 대해 "히딩크 감독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에 비교를 안 했으면 좋겠다"며 "그러나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코치로서 2년간 히딩크 감독을 모시면서 그의 철학과 위기관리 능력 등을 보고 들은 것이 이번 U-23 대회 준비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U-23 대표팀을 맡아 시합까지 3개월간 훈련했는데 큰 변화를 준 것은 없고 베트남 코치들에게 베트남 문화를 존중하며 지도 방법이 틀리면 고치겠다고 했다"며 코치진, 선수들과의 상호 존중과 신뢰를 강조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가 더 발전하려면 유소년 축구 육성이 필요하다"며 "기업 관계자들이 더 많은 관심을 두고 베트남 국민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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