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위 데이, 1년 8개월 만에 PGA 정상 복귀(종합)

입력 2018-01-30 08:19  

전 세계 1위 데이, 1년 8개월 만에 PGA 정상 복귀(종합)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연장전서 노렌 제쳐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데이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 18번홀(파5)에서 치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연장전에서 알렉스 노렌(스웨덴)을 꺾었다.
둘은 전날 4라운드를 나란히 10언더파 278타로 마쳐 연장전에 들어갔으나 해가 질 때가 치른 5차례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이날 다시 연장전에 나섰다.
2시간이 걸린 전날과 달리 이날 6번째 연장전 승부는 13분 만에 결판났다.
안전 설비나 요원이 준비되지 않아 관중 입장이 허용되지 않은 탓에 환호와 갈채는 없었다.
노렌이 페어웨이에서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은 그린 앞 연못에 빠졌다. 벌타를 받은 노렌은 네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보기로 홀아웃했다.
데이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걸렸지만 세 번째 샷을 핀 1m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뽑아내 이틀에 걸친 연장전을 마감했다.
데이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우승이 11회로 늘어났다.
그러나 데이에게는 단순히 우승 트로피를 하나 더 추가한 것 이상의 값진 성과다.
그는 지난해 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작년 이맘때 세계랭킹 1위였던 데이는 지금은 14위다. 2016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제패 이후 우승과 인연이 끊어졌다.
작년 시즌 20차례 경기에 출전해 AT&T 바이런 넬슨 준우승 한차례를 빼곤 우승 문턱에 가본 적이 거의 없었다.
톱10 입상은 고작 5번이었다. 1년 전보다 절반이 줄었다. 네 차례나 컷 탈락했다.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컷 탈락이었다.
몸과 마음이 지친 탓이었다. 허리 부상에 허덕였고 어머니의 암 투병, 아내의 유산이 겹쳐 마음마저 지쳐갔다.
데이는 "지난 시즌이 정말 좋지 못했다. 어머니의 암 투병을 비롯한 경기장 밖에서 일어난 일로 힘든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골프는 데이의 삶에서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나면서 경기력도 추락했다.
데이는 "쇼트게임, 퍼팅, 그리고 드라이버까지 하나도 망가지지 않은 게 없었다"고 밝혔다.
다행히 수술을 받은 어머니는 건강을 되찾았고 아내도 유산의 후유증에서 벗어났다.
데이의 허리 부상도 나았다. 하지만 스윙 감각은 여전히 무뎠다.
데이는 2018년을 대비해 7주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샷을 가다듬었다.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은 데이가 올해 들어 처음 출전한 대회다. 그는 "그동안 내 스윙을 되찾기 위해 정말 피나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2주 전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웨지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데이는 설명했다.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연장전 세 번째 샷이 말해주듯 이번 대회에서 데이의 웨지샷은 전성기 못지않았다.
그는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려 세계랭킹 1위를 되찾는 게 목표"라면서 "오늘 우승은 이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통산 9승을 거둔 세계랭킹 19위 노렌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든 PGA투어에서 첫 우승 기회는 아쉽게 놓쳤지만 만만치 않은 기량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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