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구단이 오래도록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온 '와후 추장(Chief Wahoo)' 로고를 2019시즌부터 모든 저지(유니폼)와 모자에서 없애기로 했다고 MLB 사무국이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SPN 등에 따르면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이날 성명에서 "폴 돌런 클리블랜드 구단주에게 1948년부터 인디언스 유니폼에 사용돼온 만화 같은 캐리커처를 더는 쓰지 말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만프레드는 "지난 수년간 와후 추장 로고 사용 문제로 구단 측과 생산적인 논의를 해왔다"면서 "인디언스 구단에는 그 로고에 애착이 있는 팬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이제는 그것을 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내 입장에 구단 측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와후 추장 로고는 머리에 깃털을 꽂은 채 이가 다 보이도록 활짝 웃는 빨간 얼굴의 인디언 추장을 형상화한 것이다. 인디언을 지나치게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로고다.
친근감 넘치는 캐릭터로 받아들이는 팬들도 있지만,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편견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미국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 구단명과 함께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인종차별을 용인하는 로고라는 비난도 거세게 일었다.
인디언스 구단은 연고 지역 인디언 후손들의 비판을 받아들여 2014년부터 선수들의 모자에서 와후 추장 로고를 빼고 클리블랜드의 영문 이니셜 'C'로 교체했다.
이후 와후 추장 로고는 팀의 보조 캐릭터로만 사용됐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2016년 월드시리즈에 올랐다가 시카고 컵스에 패해 우승하지 못하면서 '와후 추장의 저주'가 한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와후 추장의 저주'는 클리블랜드가 1951년 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의 얼굴 색깔을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꾼 뒤 월드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것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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