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어떤 자리도 백악관이 최종결정…적임자들 결정위해 노력"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공식 지명 절차가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 달여 전에 그가 한국 정부로부터 임명동의(아그레망)를 받았는데도 정식 부임을 위한 미국의 가시적인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 이후 북핵 위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한미 간 소통의 핵심 채널 역할을 하는 자리의 공백이 이례적으로 길어지면서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초 미 행정부는 신임 주한대사로 차 조지타운대 교수를 내정,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을 요청했으며 한국 정부는 곧바로 승인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사는 보통 아그레망을 받은 뒤 미 정부의 공식 지명과 상원의 인준 절차를 거쳐 부임한다.
워싱턴 외교가의 복수의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별히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게 없으며, 아직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지명이 늦어지는 정확한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는 상태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공백 사태가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CNN 방송도 지난 18일 "지난 1년간 비어있는 핵심 외교 포스트 중 가장 중요한 자리가 주한 미국 대사로, 아그레망 절차 이후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어 의문과 혼란이 일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관료들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한 상태로,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2일 "트럼프 행정부가 대사를 아직 임명하지 않은 나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곳이 한국"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 북한에 대한 정밀 타격인 '코피 전략' 검토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 미국대사를 아직도 지명하지 않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외교 정책이 북한인데 왜 아직 주한 미국대사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어느 자리든 최종적으로 임명을 결정하는 것은 백악관에 달려 있다"며 "(국무부) 장관과 백악관은 더욱 적임의 후보자들이 각 직책에 결정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은 상황이다.
그는 "오랜 경험이 있고 국무부에서도 사랑받고 있는 마크 내퍼 대사 대리에 의해 대사관이 잘 관리되고 있다. 그는 북한도 여러 번 다녀왔고 한국어도 꽤 잘한다"며 "백악관에 앞서 먼저 말할 수는 없지만 내퍼 대리가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 대사관 상황은 잘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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