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뽑는 대신 생체전기로 당뇨 진단하는 시대 열릴까

입력 2018-01-30 10:08  

피 뽑는 대신 생체전기로 당뇨 진단하는 시대 열릴까
한국한의학연구원, 생체임피던스 위상각 데이터 분석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한의학연구원은 김재욱 한의기반연구부장 연구팀이 임상 연구를 거쳐 혈당 검사 대신 생체전기 임피던스 기술로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놨다고 30일 밝혔다.
생체전기 임피던스는 신체에 미세한 교류 전류를 통과시켜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을 말한다. 체성분 분석을 위한 인바디가 이 원리를 활용한다.
현재 많이 쓰이는 당뇨 진단법은 경구 당부하 검사다.
일정량의 포도당을 복용하고서 2∼3시간 동안 주기적으로 4∼5번 혈액을 채취한 후 혈당 수치를 측정해 당 대사 정상 여부를 판단한다.
연구팀은 신체에 상해를 입혀 환자 통증을 수반하는 이런 침습적 방식 대신 비침습적 방법으로 당뇨를 진단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


대전대 둔산한방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당뇨병 환자 45명과 정상인 45명의 대조군을 모집했다.
이들은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를 고려해 선정했다.
음식 먹기 전 혈당과 생체임피던스를 확인하고서 식후 30분 간격으로 2시간 동안 혈당과 생체임피던스를 측정했다.
그 결과 혈당은 환자군과 대조군에서 모두 식후 급격하게 증가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다. 그 크기와 변화 폭은 당뇨 환자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반면 생체임피던스 신호 중 하나인 위상각 데이터는 당뇨병 환자군과 대조군 모두 식전·후 값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환자군에서는 위상각 데이터 크기가 대조군보다 더 작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인체를 다섯 부위(오른팔·왼팔·오른 다리·왼 다리·몸통)로 구분해 분절 위상각을 측정했더니 250㎑에서 남자 왼팔 분절 위상각 평균값과 여자 오른 다리 분절 위상각 평균값이 가장 두드러진 통계적 차이를 보였다.
혈당 수치·당화혈색소 수치·엉덩이-허리 둘레 비 등 기존 당뇨병 진단 지표와의 상관성 분석 결과 생체임피던스의 분절 위상각 데이터는 독립적으로 환자군과 대조군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가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재욱 부장은 "생체임피던스에 기반을 둔 비침습적 방법으로 당뇨병을 진단할 길이 열린 셈"이라며 "생체임피던스 기술은 한의학의 생활 밀착형 진단·모니터링 기술로서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논문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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