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설 전에 자체 개헌안 마련…"권력구조 개편이 핵심"
여권 추진 공수처법·국정원법…"논의 대상 아냐"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과 '민생'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여권의 '지방선거-개헌 동시실시' 움직임을 차단하면서도 한국당의 개헌 의지를 보이기 위해 자체 개헌안을 마련하고, 제1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책을 꼬집으며 민생 현안을 챙긴다는 각오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이후 연내 개헌'을 개헌 시점으로 못 박은 상태다. 여기에 권력구조 개편이 개헌의 핵심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관련 내용을 담은 자체 개헌안을 이른 시일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2월 임시국회를 하루 앞두고 개최한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한국당은 이 같은 개헌 방향에 공감대를 마련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무리하게 자체적 개헌안을 마련해 소탐대실하는 누를 범하지는 않겠지만, 빠르면 설 연휴 전에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헌이 설 연휴 '밥상머리 민심'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체적 대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이슈를 선점하고 향후 개헌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국당의 '연내 개헌' 입장을 놓고 '개헌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이어져 온 만큼 6월 지방선거 이후 언제든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당이 개헌 시기 마지노선으로 '연말'을 언급하다 보니 개헌을 미루는 것처럼 국민에게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다"며 "지방선거와의 동시 투표만 아니라면, 국회에서 합의가 이뤄질 시 언제든 원포인트로 개헌 국민투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한국당은 개헌을 선거구제 개편 및 권력기관 개혁과 패키지로 묶어 협상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당은 2월 임시국회의 또 다른 축으로 민생을 꼽았다.
한 달 새 발생한 밀양·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해 현 정부의 책임을 물으면서 국민 생명 및 안전을 포함한 민생 문제를 책임지는 제1야당의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당은 2018년 첫 임시회 시작을 국민생명과 민생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월 임시국회 첫날인 이날 30여 건의 소방안전 관련 법안 처리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파견근로자보호법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민생안정을 위한 중점 추진 법안으로 꼽은 상태다.
또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권이 적극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공수처법)이나 국정원 개혁법 등에 대해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핵심 관계자는 "그 법안들은 여권의 정치적 입장이 일방적으로 가미된 것들이라 섣부른 감이 있다"며 "2월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한국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관련 세재 개편안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관련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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