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아이 자전거…안장 뜯어보니 필로폰 뭉치 은닉

입력 2018-01-30 10:30  

수상한 아이 자전거…안장 뜯어보니 필로폰 뭉치 은닉
관세청, 마약 밀반입 적발 사례 공개…나무인형·멀티탭에 숨기기도
지난해 마약 적발건수 최대 기록…자가소비용·파티용 마약 증가세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인천세관의 한 직원은 여행자 가방을 상대로 엑스레이 검사를 하다가 수상한 '음영'을 발견했다.
문제는 가방 속에 있던 나무인형이었다.
평범한 인형처럼 보였지만 엑스레이에 잡힌 음영이 심상치 않았다.
결국 세관 직원은 나무인형의 안을 조사하기로 하고 음영이 감지된 몸 가운데 부분을 절단했다.
예상은 다르지 않았다. 나무인형의 몸 한가운데서 147g의 필로폰 뭉치가 발견됐다.
베트남에서 들어오는 아이 자전거 부속품에 필로폰을 숨긴 사례도 있었다.
세관 직원은 자전거 안장과 연결된 프레임에 63g의 필로폰이 은닉된 사실을 확인해 적발했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적발 건수는 전년(382건)보다 12% 늘어난 429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적발된 마약 중량은 69.1kg으로 시가로 약 880억 원에 달한다.
마약 운반 경로를 보면 국제우편이 270건으로 가장 많았고 특송화물(83건), 여행자(73건) 등 순이었다.
특히 해외직구를 가장한 국제우편·특송을 통한 마약 밀반입이 크게 늘었고 자가소비용 소량 마약 밀반입도 증가한 것으로 관세청은 분석했다.
품목별 압수량을 보면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이 30.9kg로 가장 많았다. 대마초·대마제품은 13.6kg였고 MDMA, 코카인, 헤로인 등도 상당량이 밀반입됐다
밀반입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는 추세다.
건조차와 함께 필로폰을 숨기기도 하고 멀티탭, 스피커 등 내부에 은닉해 밀반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필로폰은 과거에는 주로 중국에서 밀반입됐지만 최근에는 대만·미국·태국 등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미군사우체국의 간이 통관절차를 악용한 필로폰 밀반입이 적발되기도 했다.
파티용 마약으로 불리는 MDMA, LSD 등 신종마약 적발도 늘어 최근 5년 내 최대 적발건수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일부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고 있어 대마류 밀반입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청 관계자는 "신종 마약 확산 방지를 위해 외국세관과 함께 글로벌 합동단속작전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ro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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