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영종 앞바다에 '둥둥'…어민·행정당국 긴장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기록적인 한파에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인천 앞바다에 해수 얼음인 유빙(流氷)이 나타나 행정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30일 수도권기상청 인천기상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인천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날은 20일이다.
지난 겨울철(12∼1월) 한파특보가 발효된 날이 8일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5배 수준에 이른다.
이달 들어 인천 지역 최저 기온은 영하 17.1도까지 떨어져 지난 겨울철 최저 기온보다 6도나 낮았다.
살을 에는 한파에 현재 인천 강화도 인근 교동대교∼삼산면 어류정항 20㎞ 구간과 영종도 삼목항·옹진군 북도면 앞바다에는 최대 폭 1m에 달하는 유빙이 관찰됐다.
인천 앞바다에 유빙이 출현한 것은 한파특보가 내려진 날이 30일 이상이었던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유빙은 선박에 부딪치거나 양식장에 흘러들어 피해를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에는 영종도 삼목항 인근에서 레저보트 2척이 표류했으나 유빙 때문에 인근 선박이 출항할 수가 없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해경은 영종파출소에서 순찰차로 이동한 끝에 마침 썰물을 맞아 인근 갯벌에 걸려 있던 레저보트를 구조했다.
해경 관계자는 "아직 유빙으로 인한 선박 사고가 접수된 건은 없지만 선박을 출항할 수가 없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달 말에는 강화도 하리∼서검, 외포∼주문 항로 여객선 2척이 유빙 탓에 사흘 동안 운항하지 못했다.
영종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은 어선이 유빙에 부딪히지 않도록 을왕리 인근 앞바다로 피항하기도 했다.
옹진군 북도면 인근에는 면적이 189㏊에 달하는 김 양식장 9곳이 있어 어업 피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날이 풀리면 유빙이 차츰 녹아 조류를 타고 움직이는데 이때 양식장에 있는 김이 얼음에 붙어 쓸려가면서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옹진군 수산팀은 어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만간 여객선을 타고 나가 양식장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지금 유빙 때문에 배를 타고 나갈 수가 없어서 양식장 피해도 확인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몇 년 만에 처음 유빙이 나타나 인근 어민들도 혹시 어장 피해가 커질까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 구간에 걸쳐 유빙이 관측된 강화도 앞바다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조업 기간이 아니어서 별다른 피해는 없을 것으로 강화군은 예상했다.
강화군 서도면에 백합조개 양식장이 여러 곳 있지만 주로 여름이나 가을에 조개를 채취해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이달 23일 인천 지역에 내려진 한파특보가 1주일 만인 오늘 해제되는 등 강추위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해수 온도가 뚝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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