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이 지난해 처음으로 물동량 2천만개 시대를 열었지만 환적화물 증가율이 낮아진 데다 일부 지역 의존도가 한층 심화해 안정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짜리 기준 2천47만여개로 2016년보다 5.22% 늘었다.
수출입화물(1천17만7천여개)이 5.79% 증가한 데 비해 환적화물(1천21만3천여개)은 3.8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환적화물 증가율이 수출입에 못 미친 것은 2010년(수출입 19.30%, 환적 16.83%)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부산항의 환적화물은 신항이 본격 활성화한 2010년 이후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물동량을 견인했다.
하지만 2010년(16.83%), 2011년(17.14%), 2012년(10.81%)에 두 자릿수였던 환적화물 증가율은 2013년 이후에는 4~7%대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3%대로 떨어졌다.
특히 2016년 한진해운 사태로 환적화물이 2.67%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실제 증가율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환적화물을 지역별로 보면 북미(8.37%), 중국 극동아시아(2.13%), 일본(8.23%), 동남아시아(13.33%)는 늘었지만, 나머지 지역은 모두 줄었다.
유럽은 5.98%, 남미는 3.36%, 중미는 1.68%, 대양주는 13.04%, 서남아시아는 3.65%, 아프리카는 29.42% 각각 감소했다.
북미와 아시아 일부 지역을 제외한 지역들의 환적화물이 이처럼 동시에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이 영향으로 북미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 환적화물 의존도는 82%로 종전보다 2%포인트가량 높아졌다.
하역료 등 조건이 조금이라도 나은 항만으로 쉽게 옮겨가 휘발성이 강한 특성을 가진 환적화물인 만큼 일부 지역 의존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안정성이 떨어진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일부 국가의 경기와 해운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만 전문가들은 유럽의 환적화물이 줄어든 것은 한진해운 파산으로 유럽 항로를 운항하는 국적 선사가 없어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부산항만공사가 세운 올해 물동량 목표 2천150만개를 달성하려면 5% 이상 증가율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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