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구름대 예상 밖으로 발달…기상청 "저녁 8시 전후 그칠 듯"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30일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예고에 없던 눈이 퇴근 시간대를 앞두고 펑펑 쏟아졌다.
적지 않은 양의 눈이 기습적으로 내려 도로와 인도에 쌓이는 바람에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서울시내 도로는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수도권의 적설량은 서울 3.0㎝, 인천 1.6㎝, 의정부 0.5㎝, 남양주 4.0㎝, 구리 2.2㎝, 과천 1.2㎝ 등을 기록했다.
이날 수도권에는 서해 상에서 해기차(바다와 상층 공기의 온도 차이)에 의해 생성된 구름대의 영향으로 오후 들어 시작한 눈발이 퇴근 시간대까지 이어져 퇴근길 서울시내 주요 도로에서 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눈이 쌓여 도로가 미끄러워지는 바람에 이면도로는 물론 대로에서까지 차량이 길게 늘어선 채 거북이 운행을 했다. 시민들은 질척하면서도 미끌미끌한 눈밭을 종종걸음을 치며 중심을 잡느라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시민 황모(30)씨는 "눈 때문에 길이 꽉 막혀 창신동에서 종각까지 내비게이션에 40분이나 걸리는 것으로 나와 결국 택시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애초 습기를 머금은 서풍이 짧은 시간 유입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눈 날림 정도로만 예상했지만, 눈이 내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예상 적설량을 상향 조정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눈은 강수량으로 따지면 총 2㎜가 되지 않는다"며 "수도권에서는 저녁 8시 전후에 그치겠으나 강원 영서는 밤까지 눈이 내려 1㎝ 안팎으로 쌓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추위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내려졌던 한파특보가 일부 해제됐다.
기상청은 정오를 기해 서울과 인천(강화·옹진군 제외), 세종, 대전, 안산·화성 등 경기 15개 지역 등에 내려진 한파주의보를 해제했다.
또 인천 강화, 충북, 경기 일부 지역에 내려진 한파경보도 해제하고, 경북과 강원 등에 발효 중이던 한파경보를 주의보로 대치했다.
서풍 유입으로 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서울(-0.8도), 파주(-1.1도), 인천(-1.3도), 철원(-2.5도) 등 중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곳곳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을 회복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 아침에는 최저기온이 곳에 따라 -12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여전히 춥겠다"면서 "가축의 동사, 비닐하우스 작물의 동해, 수도관 동파 등 피해와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31일 낮부터는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오르겠지만, 주말에 다시 기온이 떨어질 전망이다.
건조특보는 일부 서쪽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에서 유지되고 있다.
기상청은 대기가 매우 건조한 가운데 난방기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화재 발생 가능성이 큰 만큼 산불 등 각종 화재 예방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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