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2차 대전 기간 나치독일에 약탈당했던 미술품들의 주인을 찾기 위해 해당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약탈 미술품의 본래 소유주나 그 후손들이 미술품을 알아보고 반환을 요청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3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예술품 수장 박물관인 루브르는 본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2차 대전 이후 나치로부터 회수한 약탈 미술품 가운데 31점을 전시 중이다.
가능한 한 미술품을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계속 보관하려는 과거 박물관들의 관행과는 다소 대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치는 2차 대전 프랑스 점령 기간 약 10만 점의 예술품들을 약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약 4만5천 점이 전쟁 후 환수됐다. 그러나 현재 루브르가 보관 중인 296점을 포함해 약 2천 점이 본래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들 예술품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실무팀을 구성, 본래 소유주를 추적하고 상속자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루브르 박물관의 이번 전시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루브르 박물관 회화 부서 책임자인 세바스티앙 알라르는 박물관이 이들 그림을 본래 주인에게 돌려주길 원한다면서 전쟁 후 나치로부터 환수된 예술품 대부분은 유대인 가정에서 약탈한 것이며 이들의 후손들이 전시된 그림을 보고 공식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박물관들이 흔히 포식자들로 간주됐으나 우리는 이들을 차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개관한 2개 방에 상시 전시 중인 31점의 작품들에는 테오도르 루소의 '리송강(江)의 원천'과 외젠 들라크루아의 '(말)편자를 만드는 사람' 등 대가들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또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야콥 반 펠센과 프랑스 18세기 화가 프랑수아 부세 등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 다른 약탈품들도 이미 전시 중이나 관람객들은 대부분 이들이 나치 약탈품인지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
알라르는 "이 문제가 더욱 많은 관심을 끌어 일반의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이들 작품의 구체적인 상황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탈 예술품의 주인 찾아주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당사자들이 사망하면서 본래 주인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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