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취업알선 차량 폭설에 갇혀 경찰에 적발

입력 2018-01-31 11:17  

불법체류자 취업알선 차량 폭설에 갇혀 경찰에 적발
중국인이 자국인 2명 태워 무면허 운행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폭설과 결빙으로 통제된 제주 산지도로를 화물차로 진입하려다가 안전 조치에 나선 경찰에 불법체류 사실이 들통났다.
31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기동순찰대가 지난 29일 오후 11시께 제주시 영평동 소재 삼광사 부근을 순찰하던 중 첨단로에서 516도로로 진입하려던 1t 트럭을 발견했다.


당시 제주 산지를 가로지르는 516도로에는 대설특보 속에 10㎝ 내외의 눈이 쌓여 구간별로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그런데도 이 트럭은 결빙된 도로 위를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며 516도로 방면으로 아슬아슬하게 운행하고 있었다. 월동장구도 전혀 갖추지 않았다.
경찰은 이 트럭을 갓길로 이동하도록 한 후 산지도로로 진입할 수 없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운전자 류모(35)씨와 탑승객 왕모(39·여)씨 등 총 3명이 모두 중국인인 것을 확인했다.
특히 운전자 류씨는 운전면허증도 소지하지 않아 신분 확인을 한 결과 3명 모두 불법체류자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신병을 넘겼다.
운전면허가 없는 류씨에게 차량을 빌려준 모 선과장에 대해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방조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서귀포시 모 감귤 선과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검거 당일 선과장 소유차량에 불법체류 여성 2명을 태워 취업알선차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 경찰은 "불법체류자 검거보다는 폭설로 언 산지도로를 월동장구도 없이 운전하다가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데 이를 예방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ko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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