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데다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구직자 1명 대비 기업들의 구인자 수를 뜻하는 '구인배율'이 1.5배나 된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1명이라면 기업들이 1.5명의 인력을 찾을 셈이니, 0.5명분의 일손이 부족한 것이다.
이처럼 산업 전반적으로 일손 부족 현상이 눈에 띄지만, 고용 시장에서 이른바 블루칼라 업종과 화이트칼라 업종 사이의 상황은 큰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1일 일본 정부가 전날 발표한 '2017년 고용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 업종에서는 일손 부족 현상이 심각한 반면, 사무직종에서는 일자리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보안(경비원·공사현장 등의 교통 유도원) 직종의 구인배율은 7.23이나 됐고 건축·토목·측량기술 5.07배, 건설 4.01배, 접객 3.85배, 개호(노인 돌봄) 서비스 3.57배, 상품판매 2.26배 등으로 일손 부족이 심각했다.
반면, 일반사무(0.35배), 회계사무(0.73배), 영업·판매 관련 사무(0.89배) 직종은 구인배율이 1을 넘지 못했고, 주거시설·빌딩 관리도 1.07로 겨우 1을 넘었다.
상대적으로 일하기 편한 직종에 구직자들이 몰리면서 일손 부족과 구직난이 함께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다.
요미우리는 "구인과 구직이 일치하지 않는 고용의 미스매치가 발생했다"며 "이 때문에 최근 수년간 구직자들이 통계가 보여주는 고용 개선을 실감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대학 진학률이 높아 젊은이들이 저임금의 직장이나 단순노동은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개호나 서비스 등의 업종은 만성적인 구인난을 피하기 어려워서 외국인 노동자로 이를 메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전체 고용통계만 보고 일본 시장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지만, 기업들은 구인난이 심각한 업종에 대해서만 적극적으로 외국인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6일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외국인 노동자 통계에 따르면 작년 10월 시점 외국인 노동자 127만9천명 중 주로 단순 노동자들인 외국인기능실습생(25만7천명)과 아르바이트를 하는 유학생이 대부분인 '자격외 활동'(29만7천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43.3%나 됐다. 두 분류 모두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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