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규모 설비투자로 현금성 자산은 오히려 감소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의 총자산이 처음 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수퍼호황'에 힘입어 무려 40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린 데 따른 것이나 대규모 설비투자와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등을 이어가면서 현금성 자산은 1년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삼성전자의 총자산 규모는 301조7천521억원으로, 전년말(262조1천743억달러)보다 15.1%나 증가했다.
지난 1969년 1월 전신인 '삼성전자공업'이 설립된 이후 약 50년만에 처음으로 연말 기준 총 자산 300조원을 돌파한 것이며,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은행 등 금융권과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특히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총자산 100조원을 넘어선지 10년만에 무려 3배로 늘어났고, 2013년 200조원을 돌파한 지 5년만에 '대기록'을 세웠다.
자산 항목별로는 현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말 현재 83조6천44억원으로, 1년전(88조2천314억원)보다 5.2% 줄었다.
지난해 순이익이 42조1천900억원에 달해 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투자, 자사주 취득, 배당금 지급 등이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을 뺀 순현금도 작년말 64조7천900억원으로 1년만에 11.2%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매출채권, 재고자산, 투자자산, 유·무형 자산 등은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과 기계설비 등을 포함한 유형자산은 지난해말 현재 111조6천656억원에 달해 처음으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의 자산을 부채와 자본으로 구분하면 각각 87조2천607억원과 214조4천9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말과 비교하면 각각 26.1%, 11.1% 늘어난 것으로, 특히 자본은 처음 200조원을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최소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바 있다"면서 "이에 따라 당분간 영업이익이 계속 급증하더라도 현금성 자산이 그만큼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5조8천억원을 주주 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했으며, 올해부터는 매년 이를 9조6천억원 수준으로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hum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