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 미비로 GRT 노선에 일반 버스 투입, 청라 지역 운행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도입될 예정인 유도고속차량(GRT·Guided Rapid Transit) 전용차로에 다음 달부터 일반버스가 운행한다.
31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과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을 잇는 701·702번 노선버스가 2월 5일 운행을 시작한다.
청라국제도시를 관통하는 이들 노선의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 10∼15분, 심야시간 20분이다. 노선 길이는 701번이 10.5km, 702번이 10.4km다.
요금은 일반 지선버스와 같은 성인 현금 기준 1천원이다.
차량은 우선 천연가스(CNG) 저상버스(정원 50명) 14대를 운행하고, 오는 4월 굴절버스(정원 80명) 4대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애초 청라국제도시에 신교통시스템인 GRT를 운행할 계획이었다.
청라국제도시 사업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청라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조성원가에 신교통수단 사업비 700억원을 포함했고 이 가운데 320억원가량을 GRT 전용차로, 정류장 등 인프라 구축 비용으로 썼다.
GRT는 전용차로에 설치된 전자기 또는 광학 센서를 따라 시속 60∼70㎞로 달리는 버스 형태 차량이다.
무인 자동운전이 가능하고 출발·도착 시각을 정확히 지킬 수 있어 버스와 전철의 장점을 딴 신교통수단으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에 GRT와 같은 '자율주행차' 관련 법령이 갖춰지지 않아 도입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GRT 도입이 계속 늦어지자 청라 주민 의견을 수렴해 이미 구축된 GRT 전용차로에 올해부터 일반버스를 임시 운행하기로 했다.
실질적인 GRT 버스 운행은 2020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초 발표한 제2차 자동차정책 기본계획(2017∼2021년)에서 2020년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법·제도를 정비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총 6단계로 구분하는데, 레벨3은 맑은 날씨 등 제한적인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나 운전자는 여전히 필요한 단계를 의미한다.
운전석에서 운전자가 사라지는 것이 레벨4부터이고, 레벨5는 기상이변 등 거의 모든 상황에서도 자동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벤츠, 닛산, 현대·기아차 등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은 2020년부터 제한된 자율주행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s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