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옮는 소 브루셀라 또 발생…옥천서 1년새 16번째

입력 2018-02-01 10:51  

사람도 옮는 소 브루셀라 또 발생…옥천서 1년새 16번째
지난달 암소 2마리 살처분, 해당 농장은 6개월 이동제한
1년 새 277마리 살처분, 허술한 방역 병원균 퍼트린 듯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사람에게도 옮겨지는 한우 브루셀라가 충북 옥천에서 꼬리 물고 발생하고 있다. 작년 이후 이 지역에서만 16차례 발병했다. 감염 농장도 9곳으로 늘었다.

옥천군은 지난달 29일 이원면 용방리 A씨 한우농장에서 2살짜리 암소 2마리가 브루셀라에 감염돼 해당 소를 살처분했다고 1일 밝혔다.
함께 사육하던 20마리는 혈청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와 6개월 이동제한시킨 뒤 3차례 반복검사를 받도록 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발병이 출하 전 의무검사 과정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6개월 전 일제조사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던 농장이다.
충북도 축산위생연구소 남부지소 관계자는 "브루셀라는 6개월간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 데, 잠복기에는 혈청검사에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돼지에 주로 발생하는 브루셀라는 태막파열이나 고환염 등을 일으키는 일종의 성병이다. 법정 가축전염병(2종)으로 지정돼 특별관리된다. 멸균되지 않은 유제품을 통해 사람에게도 옮겨져 발열·피로·관절통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2007년까지 한 해 1만마리 넘는 소가 이 병에 걸렸다. 그러나 2008년 검사대상이 확대되고, 도축이나 거래 때 검사 증명서 첨부가 의무화되면서 감염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 집계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는 67건의 브루셀라가 발병해 소 603마리가 도살됐다. 감염률은 지속적으로 0.1% 이하를 유지한다.

그러나 옥천군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작년 1월 옥천읍 서대리 한우농장 2곳에서 73마리가 무더기 감염된 뒤 1년 동안 15차례나 추가 발생이 이어졌다. 전국 감염 소의 38.1%인 230마리가 이 지역에서 나왔고, 감염된 소가 낳은 송아지를 포함해 275마리가 살처분됐다.
방역당국은 이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브루셀라를 유행이라기보다 허술한 방역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역학조사에서도 최초 발생 농장의 가축분뇨 수거차량이 추가 발생 농장 여러 곳을 드나든 사실을 확인했다.
올해 첫 발병의 불명예를 쓴 A농장은 당시 이 차량이 출입한 B농장에서 송아지를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브루셀라 균이 잠복해 있는 송아지를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후 얼마 안 돼 B농장은 폐업했고, 남아 있던 한우 25마리는 다른 농가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A농장으로 팔려간 2마리를 제외한 23마리는 다른 시·도로 반출됐다. 이들이 브루셀라 균을 잠복하고 있었다면 광범위하게 퍼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화목 옥천군청 가축방역팀장은 "축협과 공동으로 B농장에서 나간 소의 소재를 추적하는 중"이며 "해당 시·군에 이를 통보해 감염 우려가 있는 소를 특별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루셀라 차단과 조기발견을 위해 3월 중 1억3천만원을 들여 생후 1년 넘은 한우와 육우 1만여마리에 대한 브루셀라 일제검사를 하고, 다발지역인 옥천읍은 2회 연속 검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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