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지원금 삭감 결정에 대응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미국 정부의 지원금 삭감 결정으로 궁지에 몰린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가 긴급모금에 나섰다.
UNRWA는 30일(현지시간) 8억 달러(약 8천500억원) 모금을 목표로 하는 긴급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피에르 크레헨뷜 UNRWA 대표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과 시리아의 팔레스타인 난민 대부분이 UNRWA로부터 식량, 물, 피난처 의료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미국의 지원금 삭감으로 UNRWA가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UNRWA는 모금한 자금을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에 고르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기구는 현재 지원 의사를 밝힌 국가가 11개국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크레헨뷜 대표는 "러시아와 쿠웨이트, 그리고 유럽 내 9개 국가가 UNRWA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유럽국가는 스위스,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아일랜드다.
1949년 설립된 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 약 530만 명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UNRWA 직원 수천 명은 29일 가자지구에서 미국의 팔레스타인 지원금 삭감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달 중순 미국 국무부는 UNRWA에 지원할 예정이었던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331억 원) 가운데 6천500만 달러(약 692억 원)를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한 이후 팔레스타인은 미국 정부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을 향해 미국이 중재하는 협상에 복귀하지 않으면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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