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보람' vs '불만' 자원봉사자의 '극과극' 하루

입력 2018-02-01 06:00  

[올림픽] '보람' vs '불만' 자원봉사자의 '극과극' 하루

(평창=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또 다른 주인공인 자원봉사자들의 업무 만족도가 '극과 극'을 오가고 있다.
업무 지원 체계가 완벽히 갖춰진 곳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는 자원봉사자가 있는 가하면, 일부는 난방도 되지 않는 열악한 근무지에서 아무런 할 일조차 없이 시간만 보내야 하는 통에 불만이 극에 달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위원회는 31일 "자원봉사자의 근무 여건 개선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메인 프레스센터(MPC) 자원봉사자 A씨(21)는 만족스럽게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오전 7시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숙소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탄다. 근무지에 도착해서는 난방 걱정은 해본 적이 없고 식사나 시설 등에서 특별한 불만도 느껴본 적이 없다. 바쁜 업무에서 얻는 보람도 크다.
하지만 A씨와 같은 사례는 드물다고 자원봉사자들은 입을 모은다. 통역 자원봉사자 B씨(24)는 불만이 머리끝까지 차오른 경우다.


B씨의 근무시간은 오후 1∼10시다. 근무를 시작한 지 사흘째, 통역 일은커녕 그 어떤 업무 지시도 받아본 일이 없다. 조직위 직원인 '매니저'의 얼굴도 본 일이 없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가만히 있는 것'이 B씨의 자원봉사다.
B씨는 "이곳에 통역이 필요 없으면 다른 시설에 배치하면 될 텐데 여기서 가만히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하루 9시간을 보내는데 난방도 되지 않고 식수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근처에는 마땅한 상점이 없어 핫팩도 못 산다. 결국, 자원봉사자들끼리 인터넷에서 대량 공동구매했다"며 "너무 추운데 사비로 방한용품을 사는 것이 서럽다"고 토로했다.
오후 10시 근무를 마친 B씨의 마지막 일과는 숙소 복귀다. 근무지에서 숙소까지는 약 100㎞. 도착하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B씨는 "조직위에 전화해도 신호음이 아예 가지 않거나 안 받거나, 받아도 '조정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니 자원봉사자들끼리는 그냥 지내자며 체념하기도 한다"며 "호화스러운 대우와 환경을 바라는 자원봉사자들은 저는 못봤다"며 안타까워했다.


페이스북의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불편을 호소하는 익명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제시간에 근무지에 도착하려면 아침 6시에 버스를 타야 하는데 도시락 나눠주는 시간은 8시'라거나 '숙소에서 근무지로 가는 버스가 오지 않아 추운 곳에서 종일 기다렸다'는 등의 문제 제기가 계속된다.
조직위도 문제를 파악하고 "근무 여건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조직위는 "대회 운영인력의 현장 배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열악한 생활여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며 "자원봉사자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는 자세로 여건을 신속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투입되는 자원봉사 요원은 1만 5천명에 달한다. 조직위는 31일 투입된 4천여명이 근무에 투입됐으며, 대회 개막 후에는 본격적으로 자원봉사자 수가 급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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