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식령 정상 함께 오른 남북 스키선수들 "우리는 하나다"

입력 2018-01-31 18:45   수정 2018-01-31 18:48

마식령 정상 함께 오른 남북 스키선수들 "우리는 하나다"

마식령 공동훈련 첫날…南선수 "굉장히 훈련하기 좋은 스키장"
갈마비행장 내려 버스로 40분 이동…19가지 코스요리로 점심

(마식령·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이정진 백나리 기자 = 스키 공동훈련 첫날인 31일 남북 선수들은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만나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리측 스키선수 24명은 이날 오후 마식령스키장에 도착해 짐을 푼 뒤 오후 3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북측 선수들과 함께 자유스키를 탔다.
북측 선수 중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나가는 국가대표도 섞여 있었다. 첫 만남이 어색했는지 남북 선수들끼리 서로 대화하거나 어울리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남북 선수들은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 단체 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쳤다. 남북 스키선수들이 공동훈련으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우리측 박제윤 선수는 강원도 용평이나 하이원 스키장과 비교했을 때 마식령 스키장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크게 부족하지 않은 스키장이었고 선수 입장에서는 굉장히 훈련하기 좋은 스키장"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설질이 괜찮고 선수 입장에서 지형 변화가 많고 슬로프의 각이 클수록 좋은데 이 스키장이 그런 측면에서 좋은 조건을 갖춘 스키장"이라고 설명했다.
홍인기 알파인 스키 감독은 "최근 만들어진 (강원도) 정선 중봉스키장이랑 비교해 봤을 때 비슷하다. 주로가 길고 중간에 경사가 심하다"라고 평했다.
마식령스키장 정상에는 음료와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200석 규모의 편의시설이 있었다. 책임자라는 정명 씨는 "겨울에 하루에 수백명 정도가 온다. 당일치기로, 가족 단위로 즐기러 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스키장 운영은 보통 12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이뤄진다고 했다.
북측에서는 선수들 말고도 대한스키협회 등 지원인력과 공동취재단에도 스키복과 모자, 고글, 장갑 등을 한세트씩 나눠줬다. 또 원하는 경우 스키 부츠와 장비 등을 쓸 수 있도록 제공했다.
공동훈련이 시작되기 전 우리 방북단은 마식령호텔 2층에서 식사를 했다. 금강산 지역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할 때와 비슷하게 19가지나 되는 코스요리가 나왔고 선수들은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맛있다"고 했다.

양양국제공항을 출발해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한 우리 방북단은 이날 오전 11시55분께 전세기에서 내린 뒤 버스 2대에 나눠타고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했다. 이동 시간에는 40분이 걸렸다.
남측 선수들은 다음날인 1일 오전 북측 선수들과 알파인 스키 친선경기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공동훈련을 하고 오후에 귀환한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이 돌아오는 전세기에 동승해 방남할 예정이다.
스키선수 24명 등 선수단 31명과 지원인력 등으로 구성된 우리측 방북단 45명은 이날 오전 양양국제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방북했다. 이들은 갈마비행장에 내려 육로로 마식령스키장에 도착, 1박2일 간의 공동훈련 일정을 시작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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