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관측행사 취소…전남서는 구름에 숨은 달과 숨바꼭질만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블루문과 일년 중 달이 가장 큰 슈퍼문, 개기월식까지 동시에 나타난 31일 광주와 전남에서는 하늘을 뒤덮은 구름 탓에 35년 만의 우주쇼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국립광주과학관은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개최할 예정이었던 야간관측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광주과학관은 구름 낀 날씨가 밤까지 이어지겠다는 기상청 예보를 고려해 관람객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오후 4시께 일찌감치 행사 취소 소식을 알렸다.
서구 도심 속 공원에서는 늦은 저녁 산책에 나선 시민들이 종종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했지만, 달은 구름 너머로 숨어 위치만 겨우 확인할 정도로 흐린 빛을 냈다.
전남지역 천문대 3곳은 예정대로 관측 행사를 진행했으나 많은 시민이 기대를 거두며 발길 돌려야 했다.
고흥 우주천문과학관에서는 달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황이 지속하면서 드문드문 찾아온 관람객 모두 실내 전시시설만 둘러본 뒤 집으로 돌아갔다.
장흥 정남진천문과학관에서 관측한 달은 흐릿한 윤곽만 드러냈다가 감추기를 반복하며 관람객 40여 명과 지루한 숨바꼭질을 이어갔다.
과학관 관계자는 "달을 볼 수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 통화에 비해 실제 찾아오는 방문객 숫자는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교적 많은 방문객이 찾은 곡성 섬진강천문대에는 회차마다 35명씩 참여할 수 있는 관측 행사가 3차례 모두 매진을 달성했다.
하지만 달이 형체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구름에 가리면서 40분 동안 관측을 마치고 다음 관람객에게 자리를 내주는 방문객 사이에서 감탄 대신 탄식만 흘러나왔다.
곡성 천문대 관계자는 "표를 구하지 못한 분도 달을 무료로 관측할 수 있도록 야외에 별도 행사를 준비했다"라며 "현재 30여 명이 현장에 남아서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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