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변인 "주민 포함 시리아인 수백명 숨져"
"터키가 안보위협 느낀 것, 러시아 책임 아냐" 미국에 화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쿠르드 지역에서 터키의 군사작전을 용인한 러시아가 현재 상황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 마리아 자카로바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의 상황 전개를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당사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터키군 작전이 전개된 열흘간 지역민을 비롯해 시리아인 "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터키는 지난달 20일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YPG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국제동맹군의 지상군 주력이나, 터키 정부는 이 병력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여긴다.
터키군은 이날까지 YPG 조직원 712명을 제거하고, 400개 시설물을 파괴했으며, 칼릴, 사티 우샤기, 알까나 등 25개 마을·구역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터키군의 아프린 작전으로 어린이 21명을 포함해 민간인 68명이 숨졌다.
이날도 아프린의 어린이 1명이 터키군 공격에 목숨을 잃었고, 시리아에서 날아든 터키 국경 지역으로 날아든 로켓에 17세 소녀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연계 반군과 YPG 대원은 각각 85명과 91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파악했다.
터키 정부는 쿠르드 당국과 시리아내전 감시단체의 민간인 희생 보고를 '거짓 선전'이라며 줄곧 부정했다.
그러나 터키와 시리아정책에 손잡은 러시아도 터키의 주장과 달리 사망자 중 민간인이 포함됐다고 인정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시리아 북서부 상황을 우려하면서도 '러시아 책임론'은 부정했다.
아프린 지역의 제공권을 가진 러시아는 터키군의 공습을 허용했고, 터키군의 작전이 시작되기 전 아프린 주둔 병력을 철수시켰다.
쿠르드 정치권은 러시아의 '배신'을 비난했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쿠르드 정치권의 비난을 "음해"로 규정하고, "터키가 시리아 북부의 상황을 안보위협으로 간주하게 된 것은 러시아의 책임이 아니"라며 사실상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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