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파문으로 물러난 카지노 거물 스티브 윈 후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대 상무 차관에 내정됐으나 막대한 재산이 걸림돌이 돼 결국 낙마한 미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공동구단주 토드 리케츠(48)가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재무위원장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오랜 공화당 후원 가문 출신 리케츠가 RNC 차기 재무위원장에 낙점됐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호화 호텔·카지노 업체 '윈 리조트'(Wynn Resort)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이자 공화당 '큰 손'인 스티브 윈(76)이 성추문 파문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6일, 윈이 오래전부터 '윈 리조트'에 속한 여성 직원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성추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윈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으나 27일 결국 자리를 내놓았다.
RNC는 31일부터 2월 3일까지 워싱턴DC서 열리는 겨울 정기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리케츠를 재무위원장으로 정식 발표할 예정이다.
리케츠는 약 10억 달러(1조2천500억 원) 규모의 재산을 보유한 리케츠 일가의 3남 1녀 중 막내아들로, 2009년 시카고 컵스 인수 후 맏형·누나와 함께 구단 운영을 책임져왔다.
아버지는 온라인 증권사 'TD 아메리트레이드'(TDAmeritrade) 설립자 조 리케츠(76), 둘째 형은 공화당 소속의 네브래스카 주지사다.
리케츠는 2016년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주요 인물로 급부상했다.
리케츠 일가는 2016 대선 경선에서 애초 '강경보수파'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를 후원했고, 워커가 레이스를 포기한 후 트럼프를 "비(非)보수주의자"로 공격하며 공화당 경선 승리를 막기 위한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본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비방 광고에 최소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투입하는 등 궁극적으로 트럼프 당선에 힘을 보탰다.
리케츠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상무 차관에 지명됐으나, 상원 인준 청문회 전 마무리돼야 하는 정부윤리청(OGE) 재산 내역 검증 절차에서 제동이 걸려 작년 4월 결국 자진사퇴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리케츠 일가가 컵스 구단 포함, 가족 공동 자산이 많아 재산 보유 형태가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리케츠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에 지속적인 지지를 보낼 것을 약속하면서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기여할 새로운 기회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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