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고육지책' 전당원투표 박차…반대파 "날치기·원천무효"

입력 2018-02-01 11:42   수정 2018-02-01 14:07

安 '고육지책' 전당원투표 박차…반대파 "날치기·원천무효"
오후 당명발표, 8~10일 투표할 듯…"반대파의 전대 방해 탓" 주장
반대파 "安, 개인 야욕 위해 공당 난도질"…중재파 오찬회동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위해 전(全)당원투표를 추진하면서 결별 문턱에 선 찬성파와 반대파의 설전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안 대표 측은 1일 "통합 반대파의 불법적인 전대 방해 행위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을 쓰는 것"이라며 투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파에서는 안 대표가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당원들과의 약속을 휴짓조각으로 만들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양측의 정면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재파 의원들이 이날 오찬회동을 하기로 하면서 이들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안 대표는 전날 당헌 개정을 통해 전당원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은 세부 투표 일정을 조율하는 등 실무준비에 속도를 냈다.
안 대표 측에서는 오는 4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헌을 개정한 뒤 곧바로 당무위를 열어 선관위를 구성하고 8일~11일 사흘간 투표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당원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할 경우 11일 중앙위에서 이를 추인하고, 13일 바른정당과 통합 전대를 열어 합당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 안 대표 측의 구상이다.
이날 오후에는 바른정당과 통합추진위원회 2차 확대회의를 열어 통합정당의 당명을 발표하는 등 통합 분위기도 끌어 올릴 계획이다.
당헌 개정에 대한 통합반대파의 공세에는 "반대파의 불법 전대방해가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는 주장으로 응수했다.
안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당내에 다른 정당을 만들고서 발기인 명부에 이름을 올려 이중당적 문제를 발생시킨 것은 바로 반대파가 아니냐"며 "이중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해주기만 해도 되는데, 반대파는 전대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오후 민주평화당 시도당 창당대회를 하면 다시 거기 참여한 사람들의 이중당적 문제가 생긴다. 반대파가 법 위반 사태를 방조하며 일부러 전대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파에서는 "안 대표는 처음부터 무슨 수를 써서든 합당을 관철하려고 했고, 이를 위해 규정을 멋대로 바꾸고 절차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대파의 한 의원은 "민주평화당 창준위에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는 이중당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민평당이 선관위에 등록해야 비로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전대 후에 명단을 조사해 정리해도 되는데, 결국 전대에서 통합안을 의결할 자신이 없으니 전당원투표로 대체하기 위한 핑계를 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대파의 다른 관계자도 "안 대표는 무조건 통합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절차를 끼워 맞추고 있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라)식의 합당"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대에서 이상돈 의장이 '전대의 권한 가운데 합당을 제외한 권한을 중앙위에 위임한다'고 의결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합당의 최종 권한은 전대에만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회 장정숙 대변인은 논평에서 "당원의 운명을 전당원투표로 날치기하겠다는 것은 원천무효"라며 "안 대표 개인의 야욕을 위해 마지막까지 공당인 국민의당을 난도질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반대파는 이날 서울·경기·광주·전북·전남 등 5개 시도당 창당대회를 열면서 창당작업에 속도를 낸다.
반대파 일각에서는 아직 거취를 표명하지 않고 있는 중재파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자신들에게 합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중재파 내에서는 안 대표의 사퇴를 고리로 통합에 찬성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 대표의 전날 '조건부 사퇴' 입장 발표에는 "사실상 중재안을 거부한 것"이라며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중재파 오찬 회동에서 논의해보겠다"면서도 "안 대표가 사퇴 시점을 늦추며 우리의 진정성을 훼손시킨 것 아닌가. 기분이 썩 좋지 않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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