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부터 출석 수차례 미뤄…체포영장 재청구해 신병확보
원세훈 대선개입 혐의 재판 등에 나와 거짓 증언한 혐의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재판의 중대 변수인 '425 지논' 파일을 작성한 의혹을 받는 국정원 전 직원 김모씨가 검찰 소환 요구에 거듭 불응한 끝에 1일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김씨를 이날 오전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의 진술 내용과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씨는 앞서 검찰로부터 수차례 출석요구를 받았으나 '국정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척추 등 질환으로 입원했다'는 등의 이유로 들어 지난 8월부터 소환을 계속해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가 이달 중순 병원에서 퇴원한 뒤에도 출석요구에 따르지 않자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29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김씨가 사실상 잠적하면서 검찰은 수사관을 자택에 보내는 등 탐문을 벌였다.
전날 김씨의 소재를 파악한 검찰은 그가 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 정황 등을 확보하고 다시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아 이날 김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이었던 김씨는 원 전 원장의 대선개입 혐의 재판 등에 증인으로 나와 거짓 증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그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425 지논'과 '시큐리티'라는 이름의 파일에는 원 전 원장이 내린 것으로 보이는 댓글 활동 지시 사항과 김씨 및 심리전단 요원들의 트위터 계정·비밀번호가 적혀 있다.
2015년 2월 서울고법은 두 파일을 증거능력과 증명력 있는 증거로 인정해 1심과 달리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그해 7월 대법원은 김씨가 작성 사실을 부인하는 만큼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선거법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근 대법원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법원행정처 판사 컴퓨터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원 전 원장의 2심 판결에 큰 불만을 표시했고, 김씨가 작성한 '425 지논' 등 파일의 증명력 여부가 향후 재판에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자체 분석 내용이 담긴 파일이 발견됐다고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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