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피어밴드, 누가 kt 에이스? 자존심과 시너지

입력 2018-02-01 15:08  

니퍼트·피어밴드, 누가 kt 에이스? 자존심과 시너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지난해 kt wiz 마운드를 지탱해준 라이언 피어밴드(33).
그리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하던 더스틴 니퍼트(37).
에이스는 꼭 한 명이어야 할까.
kt wiz가 2018시즌 마운드 운용을 두고 행복하면서도 민감한 고민에 빠졌다.
두 외국인 투수 모두 에이스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김진욱 kt 감독은 지난달 22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신년 결의식에서 "1·2선발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피어밴드와 니퍼트가 1·2선발 구분 없이 상대와 상황에 따라 등판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에이스 등판' 상징성이 큰 정규시즌 개막전도 상대 분석 등 상황을 고려해 선발투수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kt는 3월 24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을 치른다.
김 감독이 이처럼 에이스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하는 이유는 피어밴드와 니퍼트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서다.
좌완 피어밴드는 2017시즌 명실상부한 kt의 에이스였다.
평균자책점 3.04의 빼어난 투구로 이 부문 1위에 오르며 kt 구단 역대 최초의 타이틀 홀더가 됐다.
하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는 8승(10패)에 그친 비운의 에이스였다.
피어밴드는 어린 투수들로 가득한 kt 투수조의 리더 역할도 했다. 이는 전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에 있을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kt는 2016시즌 중간에 넥센에서 방출된 피어밴드를 데려왔다. 2017년에도 함께할지 고민했지만,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피어밴드와 재계약했다.
그런데 피어밴드는 너클볼을 주 무기로 개발하면서 실력을 끌어 올렸고, 더 큰 책임감을 보여줬다.
kt는 "피어밴드가 KBO리그에서 발전하고 있다"며 총액 105만 달러를 안기며 2018시즌도 함께 하기로 했다.
kt는 2선발로 뛰던 돈 로치보다 나은 외국인 투수를 물색했으나 외국인 선수 시장은 여전히 녹록지 않았다.
그럴 때 나타난 선수가 바로 니퍼트다.


우완 니퍼트는 2011년부터 두산 베어스에서 7년 동안이나 에이스 투수로 활약하던 선수다.
특히 2016년에는 정규리그 다승(22승), 평균자책점(2.95), 승률(0.880) 3관왕을 차지해 역대 4번째 외국인 최우수선수(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석권했다.
니퍼트 역시 공수 교대 때 더그아웃에 먼저 들어가지 않고 야수들이 모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등 남다른 책임감으로 귀감이 됐다.
노쇠화 우려로 두산과 재계약하지 못하고 은퇴 위기에 몰리는 수모를 겪던 니퍼트에게 kt가 손을 내밀었다. 니퍼트는 100만 달러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kt는 니퍼트의 '강한 책임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올해 kt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피어밴드와 니퍼트 모두 책임감과 자존심이 강한 선수이기에 kt는 더욱 조심스럽다.
김 감독은 "니퍼트는 늘 1선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책임감과 자존심이 강하다. 피어밴드 역시 자존심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두 선수가 '에이스 대결'로 마음을 쓰지는 않을지 걱정한 것도 사실이라고 김 감독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신경이 쓰였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스태프가 잘 대해주면 될 것이다. 오히려 좋은 쪽으로 맺어져서 그들의 에너지가 팀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두 에이스 선수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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