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어디가 불편하세요?', '어떤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1일 광주 남부소방서 대회의실에서 서툴고 투박한 동작을 이어가는 소방관들 콧등에 구슬땀이 맺혔다.
소방관들의 손끝에서는 이날 생명을 구하는 언어가 피어났다.
남부소방서는 화재, 사고, 재난 현장에서 대원들이 농아인을 만나더라도 주어진 임무를 다 할 수 있도록 손말(수화·手話) 교육을 시행했다.
'당신 이름은 무엇입니까, 제 이름은 ○○입니다'
구조·구급 활동에 필요한 질문뿐만 아니라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인사말까지 재난 현장에서 필요한 말들의 향연이 침묵 속에서 펼쳐졌다.
교육에 참여한 70여명 소방관은 팔꿈치에서 손목까지 이어지는 모든 관절을 활용해 손말 원리를 이해하고 중요 단어를 표현했다.
새로운 언어를 온전히 익히기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방관들은 낯선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 무작정 외우는 필수어 처럼 중요한 표현을 반복하며 기억에 새겼다.
한 소방관은 "어려울 줄만 알았는데 관심 가지고 강사를 따라 하니 금방 적응되더라"며 "현장에서 농아인의 언어에 귀 기울이고 응답할 수 있는 소방관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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