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저소득층 5억 명 의료비 지원' 예산안 발표

입력 2018-02-0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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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저소득층 5억 명 의료비 지원' 예산안 발표
농촌·빈곤층 지원 확대… "내년 총선 겨냥"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 미달… "가상화폐 결제에 쓰지 못하게"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저소득층 5억 명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농촌 지역과 빈곤층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1일 발표했다.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이날 연방 하원에 출석해 현 회계연도 예산 규모 21조5천700억 루피(363조2천400억 원)보다 13.2% 늘어난 24조4천200억 루피(411억 2천300억원) 규모의 2018-19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예산안을 발표했다.

제틀리 장관이 1시간 50분 동안 설명한 예산안에는 저소득층 주민 5억 명에게 가구당 연간 50만 루피(842만 원)까지 의료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을 포함해 농촌과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크게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부는 농촌 여성 8천만 명에게 주방용 가스를 무료로 공급하기로 했으며 농업 대부 기금 규모를 현재 10조 루피에서 11조 루피로 늘리는 등 농업 부문 예산을 늘렸다.
어업과 축산업 발전 기금도 1천억 루피 규모로 조성하고 식품 가공 분야 예산도 지난해보다 배가 늘어난 140억 루피를 배정했으며 농산물 시장 개선에도 200억 루피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농촌 지역 인터넷 보급을 위해 50만 개 와이파이(무선인터넷) 존을 설치하기로 했다.
교육 부문에서는 "칠판에서 디지털보드로"라고 표현하면서 앞으로 4년간 1조 루피를 교육 인프라 확충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제틀리 장관은 법인세율과 관련해서는 기본 30%보다 낮은 25% 세율을 적용받는 기업을 종전에 매출 5억 루피 이하 기업에서 매출 25억 루피 이하 기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 소득세는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또 자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휴대전화 완제품 수입 관세를 현재 15%에서 20%로 올리기로 했다. 이는 인도 내 판매 스마트폰 상당 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애플에 불리하게 적용되지만, 인도 판매 휴대전화를 전량 인도 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삼성전자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틀리 장관은 가상화폐와 관련해서는 "법정통화로 볼 수 없다"면서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제틀리 장관은 다음 달 31일 종료하는 현 회계연도 정부 재정적자가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예산안 발표 때 제시했던 3.2% 목표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제틀리 장관은 2018-19 회계연도 재정적자 목표치도 종전에 제시했던 3%에서 3.3%로 올려 잡았다.
인도가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저소득층과 농촌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내년 초에 열리는 연방 하원의원 총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는 또 올해 29개 주 가운데 8개 주에서 주 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프란노이 로이 NDTV 대표는 제틀리 장관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선거용 예산"이라고 부르며 "엄청난 약속들을 했는데 이행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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