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캔들 특검 흔드려는 트럼프 FBI수사편향 비판메모 공개 승인방침
이르면 2일 공개…트럼프·FBI 충돌 불가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2016년 미 대선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의 신빙성을 흔들 수 있는 '누네스 메모'가 공개될 경우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CNN방송이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메모는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의 이름을 딴 4쪽짜리 문건으로 하원 정보위는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 공화당 주도로 FBI의 수사 편향성을 비판하는 이 문건 공개를 표결로 결정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기밀을 삭제한 채 이 문건의 공개를 승인할 계획이며 이르면 2일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백악관 고위 참모들은 메모 공개 움직임에 성명까지 발표하며 강력히 반발해온 레이 국장이 실제 그만두는 상황이 생길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FBI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사태가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레이 국장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29일 백악관을 찾아가 존 켈리 비서실장에게 메모 공개를 막아달라고 설득했지만, 무위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메모는 FBI와 법무부가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트럼프 캠프의 외교 고문을 맡았던 카터 페이지에 대한 감시 영장을 신청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 측이 자금을 댄 영국 첩보원 크리스토퍼 스틸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나온 정보의 일부를 사용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3년 모스크바 미스 유니버스 대회 당시 호텔로 매춘부를 불러 난잡한 음란파티를 벌였으며 러시아 정보당국이 이를 트럼프에 대한 협박용으로 녹화한 내용 등이 담겼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또 FBI와 법무부 내 반(反) 트럼프 정서를 보여주는 기밀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측이 사주한 엉터리 자료를 근거로 FBI의 내통 의혹 수사가 진행됐고 그게 지금의 특검수사로 이어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인 셈이다.
문건 공개에 대해 FBI가 전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FBI 간에 정면충돌 양상이 빚어진 상황이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