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선수촌에 입촌한 북한 선수단이 한국에서의 첫 아침을 맞아 숙소에 대형 인공기를 내걸었다.
강릉 선수촌 804동에 입주한 북한 선수단은 2일 아파트 남측 외벽 3개 층을 뒤덮는 인공기를 세로로 내걸었다. 1일 밤 입국한 북한 선수들이 머무는 곳임을 한 눈에 알아보도록 하는 상징물이다.
북한 선수단 관계자들은 아침부터 25층 아파트의 15~17층 발코니에서 서로 인공기의 양 끝을 묶는 작업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북한은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도 선수촌 외벽에 3개 층을 뒤덮는 대형 인공기를 내건 바 있다.
이를 두고 김정은 정권이 '체육 정치'를 강조해 온 영향으로 북한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전까지 국제대회에서 북한은 창문 크기 정도의 인공기만 내걸고 선수들도 선수촌에서 움직임을 조심하는 등 눈에 띄지 않으려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북한이 내건 인공기는 지금까지 선수촌에 들어온 나라들이 외벽에 건 국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인공기를 제외하면 1개 층을 뒤덮는 크기의 카자흐스탄 국기 정도가 선수촌에서는 눈에 띄는 규모다.
원래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는 각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선수촌 창틀의 사이즈를 미리 알려줘 그에 맞는 국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선수단은 반드시 창틀 사이즈에 맞추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크기의 국기를 준비해 선수촌에 내걸곤 한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현재 선수촌에 태극기가 아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생활하고 있다.
13개 층을 뒤덮는 대형 현수막에는 선수단 로고와 함께 '대한민국은 당신히 흘린 땀을 기억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한국 선수단이 묵는 숙소는 801동으로, 북한 선수단 숙소인 804동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조직위원회는 보통 선수촌 숙소를 배정할 때 각국 선수단의 요구사항과 주변에 입촌하는 국가들과의 관계, 선수단의 규모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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