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감독 입장 지키려 북한 5명 참가·엔트리 27명 거부"
"선수들의 장관 면담 요청으로 대화하고 요구사항 청취"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일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35명으로 확대해 구성한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도 장관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19~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 때 IOC에서 북한 선수 12명을 받아서 35명으로 단일팀을 구성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게임당 최소 5명 이상의 북한 선수를 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IOC에서 강하게 요구했고, 남북 단일팀의 게임 엔트리를 북한 선수 5명을 포함해 27명으로 주겠다는 것이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공식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원래 여자아이스하키 올림픽 대표팀은 23명으로 구성되고, 게임 엔트리는 22명이다.
도 장관은 "IOC가 아주 강하게 요구해서 정회를 하고 당시 한국은 밤 12시 가까운 시간이었는데도 아이스하키협회에 전화를 해 상의했는데, 감독이 3명까지는 받을 수 있지만 5명은 어렵다고 해서 다시 협상을 시도했다"며 "4명으로 하자는 중재안이 나왔으나 우리 선수와 감독의 입장을 지키기 위해 버틴 끝에 우리 안(3명)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도 장관은 또한 "27명이 뛰게 해주겠다는 IIHF 제안도 고민하다가 받지 않겠다고 했다"며 "왜냐면 일본하고 경기를 하는데 우리는 27명이 뛰고 일본은 22명이 뛰어서 우리가 이겼을 경우에 일본 네티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 아니겠냐"고 했다.
이에 따라 남북 단일팀은 한국 23명에 북한 12명이 가세해 총 35명으로 구성하고, 게임 엔트리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22명으로 하되 북한 선수를 최소 3명 포함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됐다.
도 장관은 "IOC 입장에선 한 달 전만 해도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었고, 핵실험, 미사일 발사로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이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되면 선수들을 보내기 어렵다고 얘기할 정도로 위기가 높아졌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남북이 저렇게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본래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평화)가 실현되는 올림픽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 장관은 지난 9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 단일팀 문제가 공식 거론된 후 차관과 체육국장이 선수들과 감독을 만나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했고, 대통령과 함께 선수촌에 내려가 선수들을 만났으며 선수들이 별도 면담을 요청해 대화를 했다고 소개했다.
도 장관은 선수들이 단일팀이 된다면 국가에서 해줄 수 있는 게 뭐냐고 물어봤다면서 선수들은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실업팀이 만들어졌으면 좋겠고 체육특기자를 받아주는 대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수원시청에서 창단하려는 실업팀을 지원하고 대학과도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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