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특산물 부추 소비 줄어 가격 폭락에 농민들 '한숨'

입력 2018-02-03 08:33  

포항 특산물 부추 소비 줄어 가격 폭락에 농민들 '한숨'
300g 한단 1천500원에서 300∼400원으로 떨어져 재배 포기
생산량도 10∼20% 줄 듯…포항시 "재배농가 지원에 노력"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경북 포항에서 부추농사를 짓는 김모(58)씨는 올해 부추농사를 거의 포기했다.
남구 청림동에서 수십 년간 부추와 시금치를 재배해 연간 50t가량 생산하고 있으나 부추 가격이 폭락해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3일 "300g 한 단에 1천500원 하던 부추가 소비 감소로 올해는 300∼400원까지 떨어져 농사를 접었다"며 "이달 들어 1천원 대로 반짝 오르긴 했지만 언제 다시 내릴지 모른다"며 한숨을 쉬었다.
남구 연일읍과 청림동 일대에서 11월부터 3월까지 재배하는 부추는 전국에서 알아준다.
영일만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적당한 염분 등 자연조건에 모래와 점토가 섞인 토양에서 재배해 독특한 맛과 영양가로 서울, 대구 등 대도시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생산량은 2015년 1만100t, 작년 7천400t으로 경북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좋지 않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부추 소비가 줄어들며 가격이 폭락해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가격은 내려가는 데다 비닐하우스 재배로 올겨울 한파에 전기요금 등 난방비 부담도 만만찮다.



포항시는 올해는 270여 농가가 170㏊에서 6천600여t을 생산해 예년보다 10∼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해마다 100억원 이상이던 전체 부추 농가 수익도 20∼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여 농민들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부추는 비닐하우스에서 지하수로 재배해 가뭄이나 한파 영향은 별로 없고 아직은 고지대를 빼면 지하수 걱정도 없다"며 "다만 강추위에 따른 연료비 부담과 소비 감소가 문제다"고 말했다.
'포항초'라고 하는 시금치는 평년 수준을 보인다. 올해 생산량은 350여 농가가 180㏊에서 3천여t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한다. 부추와 마찬가지로 경북에서 포항이 생산량이 가장 많다.
겨울철 강한 바닷바람으로 일반 시금치보다 키는 작지만 뛰어난 향과 맛을 자랑한다. 포항에서만 생산해 값도 비싸다.
최영섭 포항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부추 가격이 내려가 걱정이다"며 "올해 시설재배 농민을 위해 연작장애 방지와 영양제 지원, 이동식 저온저장고 설치 등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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