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에 유통업계 희비…온라인몰 웃고 재래시장 울고

입력 2018-02-03 07:00  

'최강 한파'에 유통업계 희비…온라인몰 웃고 재래시장 울고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유독 추운 올해 겨울 유통가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영하권 강추위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온라인몰 매출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반면에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은 여느 겨울보다 더 뜸하다.

◇ 온라인몰 "강추위에 매출 늘어"…방한용품 인기

이마트는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마트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5%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쌀과 라면이 각각 77.7%와 72.7%, 채소류도 69.0% 매출이 증가하는 등 생필품의 주문이 크게 늘었다.
극심한 추위에 난방용품을 찾는 소비자도 많았다.
같은 기간 핫팩 매출은 작년보다 111.3% 증가했고, 전기히터와 전기요 등 난방용품 매출도 74.2% 늘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온라인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는 1월에 설(1월 28일)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30% 이상 매출이 증가한 셈이라고 롯데마트는 설명했다.
장갑, 모자 등 방한용품이 주를 이루는 패션잡화 매출이 128.9% 뛰었고, 고글과 스키용품 등 동계스포츠용품(75.6%)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선식품(26.9%), 가공식품(58.0%) 등 먹거리 매출도 늘었다.
롯데마트의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같은 기간 22.3% 감소했다.

◇ 편의점 핫팩·따뜻한 음료도 '한파' 수혜

연일 이어지는 한파에 편의점에서도 핫팩과 따뜻한 음료가 많이 팔렸다.
편의점 CU(씨유)에서 지난달 22∼28일 핫팩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92.9%) 증가했다. 이 기간 핫팩 매출은 직전 한주보다 5.7배 뛰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온장음료 참두유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팔렸다.
꿀홍삼과 초코라떼도 각각 60%, 40%가량 판매가 늘었다.




◇ 재래시장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거리 식당도 '썰렁'

재래시장은 손님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보수를 통해 찬 바람 등을 막을 수 있지만, 손님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전주 남부시장의 한 상인은 "곧 있으면 설날이라 한참 시장에 손님이 많을 때인데 너무 장사가 안된다.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 밖에 나오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부산 자갈치시장, 대구 서문시장 등의 상인들도 강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전체 경기도 좋지 않은 데 날씨까지 추워져 더 손님이 없다"며 "장사가 워낙 안돼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생각한 지도 오래됐다"고 말했다.
같은 시장의 다른 상인은 "손님이 없어 문을 열지 않거나 일찍 닫는 상인들도 있지만 춥다고 장사를 안 할 수도 없어 가게 문을 열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외식업소 표정도 엇갈린다.
추운 날씨 탓에 배달 수요가 늘고 백화점 등 실내 식당가는 북적이지만, 거리의 식당은 손님이 줄었다.
서울 신천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기상 이변 수준의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적자를 봤다"며 "외식 경기도 좋지 않은 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도 늘어 설상가상"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식산업 경기지수는 68.47로 3분기에 이어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외식경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매서운 한파가 외식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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