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막기 위해 얼음깨기 악전고투 "공기부양정이나 행정선 시급"
(양구=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올해 최강 한파로 중동부 전선의 파로호가 얼어붙으면서 산골 주민들이 뱃길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화천댐 상류 파로호에 사는 주민들은 최근 한파로 뱃길이 얼어붙어 호수 건너편에 사는 양구읍 상무룡리 2리 주민들이 고립될 위기에 놓이자 지난달 27일부터 얼음을 깨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큰 배를 이용해 매일 얼음을 깨는 것은 상무룡리 2리 주민들의 유일한 접근로인 뱃길이 막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강 한파로 고립될 처지에 놓이자 일부 주민들은 아예 친척이 사는 서울 등으로 미리 대피하기도 했다.
주민 10여 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육로로 들어가는 길이 없어 1㎞가량 되는 뱃길을 이용해 생활필수품을 구해야 하는 육지 속의 섬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한파가 지속하면 올해 설 명절을 쇠러 오는 사람들도 불편을 겪을까 긴장하고 있다.
호수가 아예 두껍게 얼면 사람이 빙판 위로 다닐 수 있지만, 올해는 일부 지역이 어정쩡하게 얼어 여전히 뱃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얼음을 깨도 자고 나면 다시 얼음이 5∼10㎝가량 얼기 붙기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배로 얼음을 깨는 방식은 한계가 있는 데다 선체가 얼음에 부딪혀 구멍이 나는 등 파손되면 생계수단마저 막힐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관계 기관이 공기부양정이나 행정선을 도입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화천댐 건설이 건설되면서 육로가 물에 잠겨 한파 때마다 이 같은 불편을 겪자 2015년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찾아 현수교 건설을 요구한 바 있다.
한 주민은 "고생하며 얼음을 깨도 한파로 계속 얼어붙기 때문에 당분간 뾰족한 방법이 없다"면서 "개인 배로 얼음을 계속 깰 수도 없는 만큼 주민의 뜻을 모아 지역 국회의원이나 관공서라도 찾아가든지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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