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충한 종각역 지하광장, 자연광 드는 '도심녹지' 로 바뀐다

입력 2018-02-04 07:20   수정 2018-02-04 10:45

우중충한 종각역 지하광장, 자연광 드는 '도심녹지' 로 바뀐다
서울판 '로우라인' 1호 프로젝트…청년창업 공간으로 '변신'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의 침체한 지하공간이 자연광이 스며드는 쉼터이자 청년 창업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태양광 집광 장치로 햇볕을 끌어들여 지하인데도 지상처럼 볕을 볼 수 있는 서울판 '로우라인(Low Line)' 시범 프로젝트다.
4일 서울시와 종로구에 따르면 서울시는 종각역 종로서적 앞 1천100㎡(330평) 규모 지하광장을 자연광이 드는 '도심 녹지'로 만들 계획이다.
이 공간은 종로타워를 짓는 과정에서 종로구가 기부채납을 받은 곳이다.
주변에 종로타워, 그랑서울, 영풍빌딩 등 대형 빌딩이 즐비하고 종각역 젊음의 거리 등 유흥가가 있어 오가는 사람이 많은데도 지하광장은 별다른 역할 없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서점 행사 때만 가끔 좌판이 자리를 차지했다.
서울시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도심 유휴 공간 활성화 방안을 구상하던 중 '1호 프로젝트'로 종각역 지하광장을 골랐다.
자연 채광을 지하로 끌어들여 어둠침침한 지하광장을 밝은 분위기로 바꾸고, 식물도 심을 예정이다. 올해 공간을 설계해 내년 중 문을 여는 게 목표다.
방치된 지하 전차터미널 4천㎡를 공원으로 만드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 로우라인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했다.
밝아지는 지하광장은 수공예 분야 청년 창업가들의 활동 공간이 된다. 서울시와 종로구가 힘을 합쳐 청년들이 특색 있는 부스를 열어 직접 만든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종로구는 지난해 12월 23∼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청년 수공예품 마켓을 시범적으로 열어봤다. '우리가 주인공인 마켓'을 줄여 '지하우주마켓'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제품을 만드는 만19∼34세 청년 26개 팀이 들어와 공간을 가득 채웠더니 평소 썰렁하던 곳이 잠시나마 활기를 띠었다.



종로구 관계자는 "청년 플리마켓 매출액이 보통 하루 20만원 정도라고 하는데, 당시 참여한 청년들은 하루 평균 30만∼4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매출 80만원을 찍은 청년도 있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오는 3월 화이트데이를 전후로 청년 마켓을 한 차례 더 여는 등 계절마다 간헐적으로 행사를 열다가 종각역 지하공간 조성이 마무리되면 청년 마켓을 상설화할 예정이다.
종로구는 종각역 청년 마켓 운영을 위한 사업추진단을 꾸려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공예 분야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종각역 지하광장 개선 결과를 확인해본 뒤, 태양광을 활용한 유휴 공간 개선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강남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를 지하 4층까지 태양광을 끌어들이는 기술을 이용해 짓겠다고 발표했다. 복합환승센터 지상에 설치하는 560m 길이의 '라이트 빔'이 태양광을 흡수·집적한 뒤 반사해 빛을 지하로 내려보내는 원리다.
그러나 초대형 시설인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2023년께 문을 열기 때문에 서울에선 종각역 지하광장에서 가장 먼저 '지하 태양광'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하공간 개선과 함께 방치된 고가도로 밑을 '찾아가고 싶은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역시 외부에서 태양광을 끌어들이는 기술을 활용한다.
성동구 옥수역 고가도로 아래를 도심 숲으로 바꾸는 사업이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다. 올해는 이문고가 하부 개선 사업에 예산 12억원을 배정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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