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돈·국경·법규 통제 되찾고 EU와 자유무역도 원해"
집권 보수당내 하드 브렉시트파 "명확한 입장 밝히라" 압박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미래 영국-유럽연합(EU) 무역관계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 태도를 고수하면서 집권 보수당 내 '하드 브렉시트' 세력으로부터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라는 거센 압력을 받고 있다.
하드 브렉시트 세력은 메이 총리가 '무늬만 브렉시트'를 추구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을 공식 방문 중인 메이 총리는 1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돈·국경·법규의 통제권을 되찾는 것과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무역장애를 최대한 없애는 것 가운데 선호를 묻는 말에 "두 가지는 양자택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선택은 매우 간단하다"며 "우리의 돈·국경·법규 통제권을 되찾을 것이다. 동시에 EU와 자유무역협정을 원한다. 영국 내 일자리에 좋도록 가능한 무관세 교역을 원하고 동시에 세계 다른 국가와 무역협정을 맺을 자유를 주는 자유무역협정을 원한다"서 이같이 말했다.
주권을 되찾으면서도 EU 단일시장에 대한 최대한의 접근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2월 이른바 이혼합의금 등 탈퇴 조건들을 의제로 한 1단계 브렉시트 협상을 잠정 타결짓고 이달 영-EU 무역협정을 포함한 2단계 미래관계 협상을 착수할 예정이다.
영국이 오는 2019년 3월 EU를 공식 탈퇴한 직후 약 2년간 "전환 기간"을 두기로 하면서 보수당 내 하드 브렉시트 세력은 메이 총리가 '무늬만 브렉시트'를 추구하려 한다는 강한 의심을 표출하고 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이 '전환 기간'은 EU 회원국으로 있는 것과 "아주 아주 비슷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데이비스 장관은 전환 기간에 EU 재정에 기여하고 EU 법규도 준수하며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관할권도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에 미셸 바르니에 EU 집행위원회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영국이 EU 단일시장에 계속 참여하는 한 전환 기간에 새로 시행되는 EU 법률들을 포함해 모든 EU 법규가 영국에 적용될 것"이라고 못 박은 상태다.
영국과 EU 측은 오는 3월까지 전환 기간 조건들에 관한 협상을 마친 뒤 영-EU 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한다는 일정을 세워놓고 있다.
이런 혼란 속에서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이 2019년 3월 EU를 공식 탈퇴하면서 상품 무역에 국한해 관세동맹에 남기 위한 협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은 "관세동맹 잔류와 독립적 무역 정책을 갖는 것은 양립하기 어렵다"며 일축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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