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문건 보낸 옛 靑 관계자 누군지 확인…'다스 관여' 은폐 목적 의심
MB측은 "이삿짐 분류 과정서 착오" 해명하며 '편법·무리한 압수' 반발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방현덕 기자 = 다스 '비밀 창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청와대 문건이 다량 발견된 것과 관련해 검찰이 '단순 실수'라는 이 전 대통령 측의 해명과 달리 당시 청와대가 고의로 해당 문건을 다스 측에 맡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4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다스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서초동 영포빌딩 내 '다스 창고'로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 청와대 문건을 보낸 옛 이명박 정부 청와대 관계자가 누구인지 확인했다.
검찰은 이 관계자를 상대로 2013년 2월 이 전 대통령 퇴임 직전 해당 문건들을 다스가 임차한 영포빌딩 내 공간으로 보낸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지하 2층 창고 등 영포빌딩 내 다스 임차 공간을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다스의 BBK투자자문 투자 관련 자료 외에도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다스의 경영 현황 등을 보고받은 내용 등이 담긴 청와대 문건을 다량 확보했다.
검찰은 검토 결과, 해당 문건 다수가 정식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고 판단을 내린 상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퇴임 직전 청와대가 다스와 관련한 민감한 자료가 다수 포함된 청와대 문건을 고의로 대통령기록관으로 정식 이관하지 않고 청계재단이 보유한 다스 임차 공간에 보내 보관시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문제의 문건 이동에 관여한 일부 인물로부터 문건 내용의 민감성을 고려해 향후 공개 우려 등을 이유로 '별도 보관' 조처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에 구속되고 나서 전향적인 진술 태도를 보이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관여됐다는 진술을 내놓은 데 그치지 않고 당시 이 전 대통령과 다스의 연관성에 관한 진술까지 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대통령기록관으로 보내진 문서는 최장 30년간 비밀로 관리되는 지정기록물이라고 해도 재적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공개될 수 있다. 또 관할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되면 검찰이 수사 목적으로 열람할 수도 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이 다스 창고에) 오게 된 경위에 대해서 파악한 것은 맞다"며 "(확보된 대통령기록물의) 분량과 내용을 고려할 때 실수로 보기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기록물이 다스 창고로 옮겨진 것이 '실수'라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일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비서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 전 대통령 퇴임 당시) 청와대에서 이삿짐을 정리, 분류하는 과정에서 착오로 대통령 개인의 짐에 포함돼 이송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압수 시점까지 그러한 서류가 창고에 있음을 아무도 알지 못했고, 창고 관리자 역시 대통령 개인의 물품으로 판단해 내용물을 파악하지 않았다"며 "검찰은 편법적인 영장 청구와 무리한 집행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제12조에 의거해 적법한 조치를 즉시 실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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