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범위 개편 물 건너가나…노동계 반발·최임위 파행

입력 2018-02-0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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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범위 개편 물 건너가나…노동계 반발·최임위 파행
양대 노총 "노사정 대화에 걸림돌" 경고에 고용부 '난처'
최저임금위도 어수봉 위원장 사퇴 요구로 정상 가동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위해 추진 중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이 노사정 대표자 회의와 최저임금위 파행이란 '복병'으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4일 경영계·노동계 등에 따르면 양대 노총은 지난달 31일 열린 노사정 대표자 6자 회의에서 정부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추진하면 사회적 대화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회의에서 "정부가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이 어렵게 시작한 노사정 대화의 원활한 진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가세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산입개편 범위에 관한 논의가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논의를 해온 최저임금위원회가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정상 가동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최저임금위는 지난달 31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방안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어수봉 위원장이 노동계의 사퇴 요구에 반발해 퇴장하면서 파행됐다.
노동계가 "어 위원장이 그동안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이슈와 관련해 (사용자 측에) 편파적인 개인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사퇴를 요구하자 어 위원장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어 위원장은 향후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위원인 그가 사퇴하면 다른 공익위원들도 함께 그만두겠다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고용부는 당초 이달 말까지 최저임금위원회로부터 산입범위 개편과 관련한 의견과 최종회의 결과를 통보받은 뒤 이를 토대로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노사정 대표자 회의 결과 천신만고 끝에 성사된 사회적 대화가 자칫 중단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자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작업을 밀어붙일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복원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지만, 최저임금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반드시 산입범위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난감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현재 최저임금에는 기본급·직무수당·직책수당 등 매달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산입된다. 상여금을 비롯해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업주 반발을 완화하고,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로 산입범위 개편을 추진해왔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해 8월 취임에 앞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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