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4·3사건 당시 희생된 북촌리 주민 443명의 명복을 비는 위령제가 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 4·3기념관에서 열렸다.
제주 전역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열린 이번 위령제는 유족들이 지내는 고사로 시작해 개제 선언, 국민의례, 경과보고, 고유문, 주제사와 추도사, 헌화와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이승찬 제주4·3희생자 북촌리 유족회장은 고유문에서 "4·3 70주년이 도래하고 있다. 4·3의 현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평가가 달리되고, 일부 극우세력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4·3을 바라보고 있어 유족들의 마음이 편한 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의 역사, 진실의 역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철칙을 문재인 정부가 대변하고 있다"며 "암울한 4·3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내어 이 땅 위에 화해와 상생이 충만한 평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했다.
고경실 제주시장은 추도사에서 "제주도민 모두의 비극이자 아픔인 4·3사건으로 죄없이 희생당한 북촌의 4·3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며 "제주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진정한 해원과 상생의 그날까지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위령제가 열린 너븐숭이는 1949년 1월 무장대의 기습에 군인 2명이 숨지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같은 날 군 토벌대가 북촌리 주민 400여명을 무차별 총살하고 가옥을 불태운 학살 현장이다. 현기영의 4·3 관련 소설 '순이삼촌'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는 2007년 16억원을 들여 너븐숭이에 희생자 위령비와 기념관을 건립하고 '순이삼촌' 문학기념비를 설치해 유적지로 조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너븐숭이 대학살 현장을 비롯한 학살터 등 유적과 마을 곳곳을 돌아볼 수 있는 '북촌마을 4·3길'이 개통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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