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심표적 겨냥 수kt∼수십kt 저강도 핵무기 개발나설듯

입력 2018-02-04 14:49   수정 2018-02-04 18:19

美, 핵심표적 겨냥 수kt∼수십kt 저강도 핵무기 개발나설듯

국내 전문가 "저강도 핵무기 개발, '코피 전략' 흐름과도 유사"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 국방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핵태세 검토 보고서'(NPR) 중에서 '잠재적 적'의 핵심 표적을 겨냥한 '저강도 핵무기' 개발 의지를 천명한 것이 눈에 띈다고 4일 평가했다.
저강도 핵무기는 폭발 위력을 낮춰 타격 범위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한정된 지역과 표적을 초토화하는 실전형 핵무기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우선 수kt(킬로톤) 또는 10∼20kt 규모의 저강도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수백kt 또는 수Mt(메가톤)의 전술·전략핵무기는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어 사용 의지와 결심이 제한되기 때문에 수kt 내지는 수십kt 규모의 저위력의 핵무기를 개발해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kt은 다이너마이트(TNT) 폭약 1천t, 1Mt은 TNT 폭약 100만t의 위력을 말한다.
이와 관련, 미국 내 일각에서 이른바 대북 '코피(bloody nose) 전략'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저강도 핵무기 실전화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은 NPR을 통해 전장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면서 "특히 저강도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코피 전략의 흐름과도 유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강도 핵무기나 코피 전략은 미국 의회의 승인 없이 미국 대통령의 통치권적 차원에서 유사시 즉각 실행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종연구소 박지광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군사행동의 새로운 전략: 코피 터뜨리기 타격'이란 제목의 글에서 "대규모 선제타격은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코피 터뜨리기 타격은 관례상 대통령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진행될 수 있는 소규모 군사행동에 속한다"면서 "코피 터뜨리기 타격 정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유재량으로 실행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는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NPR을 통해 저강도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해상발사 순항미사일(SLCM)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14척의 오하이오급(수중배수량 1만8천t급)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SSBN)을 컬럼비아급(2만810t급)으로 교체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하이오급 14척은 폭발력 100kt 위력의 탄두 8발이 들어있는 트라이던트-Ⅱ 24기를 탑재한다. 컬럼비아급은 16기를 싣는다. 이 미사일은 냉전 당시 소련에 맞서고자 제작되었고, 최대사거리 1만3천㎞에 달한다.
잠수함과 군함에서 모두 사용되는 초음속 SLCM은 토마호크가 대표적이다. 전략형 토마호크(길이 6.2m)는 사정거리 2천400∼3천200㎞로, 200kt 위력의 핵탄두를 장착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이 고위력의 트라이던트-Ⅱ와 전략형 토마호크를 저위력의 핵폭발력을 갖추도록 개량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NPR에서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은 아울러 F-35 전투기에 탑재되는 B-61 핵폭탄도 비축하기로 했다. 이 핵폭탄은 최대 폭발력이 0.4kt이지만, 개량을 거치면 최대 140kt까지 높일 수도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앞으로 개발할 저강도 핵무기는 벙커버스트와 유사한 기능을 갖출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맞춤형 핵전력으로 벙커버스트와 유사한 기능을 보강해 지하 시설을 파괴하는 데 동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잠수함과 더불어 '핵전력 3축'으로 불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폭격기의 개량 의지도 드러냈다.
지하 사일로에 배치된 400여 발의 ICBM 미니트맨-Ⅲ를 2029년부터 첨단기술이 적용된 '지상배치전략억제전력(GBSD)'으로 개량하는 사업을 착수하기로 했다.
오는 2070년까지 미 ICBM 핵심전력으로 자리매김하는 GBSD는 유도 기술, 추진로켓(부스터), 운항체계 및 지휘통제체계가 훨씬 첨단화된다. 와이오밍주 샤이엔, 노스다코타주 마이놋 공군기지, 몬태나주 그레이트 폴스 등의 기존 기지에 분산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46발의 핵폭탄을 탑재하는 B-52H 장거리 폭격기와 20발 핵폭탄을 싣는 B-2A 폭격기 유지, 차세대 폭격기 B-21 개발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또 수명 연한을 25년이나 초과한 AGM-86 계열의 공중발사 순항미사일(ALCM)을 원거리 순항미사일(LRSO)로 교체할 예정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국이 A4용지 20쪽 분량의 NPR의 한국어 요약본을 따로 만들고, NPR을 발표한 형식에도 주목했다.
박원곤 교수는 "한국어 요약본을 만들어 공개한 것은 북한에 대해서도 읽어봐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패트릭 샤나한 미국 국방부 부장관이 NPR 내용을 발표할 때 토머스 섀넌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 NPR을 함께 검토해온 에너지부 고위 인사가 자리를 함께했다"면서 "이는 미국의 외교정책의 근간이 '핵 파워'이며 힘을 기초로 외교정책을 펼칠 것임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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