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영남 파견, 美와의 대화 의지…최룡해 추가 가능성"

입력 2018-02-05 10:30  

"北 김영남 파견, 美와의 대화 의지…최룡해 추가 가능성"
전문가 진단…"북미대화 위한 정부 노력 중요, 北 열병식 자제 여부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이상현 기자 =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보낼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선택한 데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고위급 대표단에 북한의 실질적 2인자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추가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한편 북한이 북미대화를 염두에 두고 8일 이른바 '건군절 열병식'에 전략무기 공개 등을 자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5일 "북한이 김영남을 보내는 것은 남북관계 정상화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명이자 북미 고위급 접촉을 위한 것"이라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급으로 치면 '2인자 대 2인자'라 북미대화에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최룡해가 오려면 미국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양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질적 권력은 최룡해보다 낮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김영남을 택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북미대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평창올림픽에서) 펜스 부통령과 대화하려는 의지를 갖고 김영남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김영남이 문재인 대통령이나 펜스 부통령을 조우하게 되었을 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4일 남측에 고위급 대표단 통지문을 보내면서 단원 3명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만큼 최룡해가 단원으로 방남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최룡해가 빠진 채 김영남이 단장으로 방남하는 것이라면 무게감이 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어서 단원에 최룡해가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전반적인 한반도 정세나 미국의 입장 등을 지켜보면서 '단원 3명'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북미대화 연결의 선순환을 강조해온 정부가 북미접촉 성사를 위해 노력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보면서도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김현욱 교수는 "지금과 같이 북미 간에 모멘텀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대화가 만들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교수는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 대화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진지하고 공식적인 북미대화는 어렵겠지만 미국이 자연스럽게 북한을 만나는 것 자체를 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올림픽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의 접촉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 "당장 성과를 내기 보다는 북핵 문제에 있어 한국의 레버리지가 약화된 상황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키우는 장을 만든다는 장기적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8일 건군절을 맞아 열병식을 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등 전략무기의 공개를 자제한다면 북미간 접촉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전략무기를 공개하기보다 카드섹션 등으로 의지는 과시하고 국제사회는 자극하지 않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런 방식으로 우리가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면 김영남-펜스 접촉 가능성은 있고 정부가 원하는 대로 북미대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성윤 연구위원은 "열병식은 북한이 강력한 국가능력을 시위할 몇 안되는 행사"라며 "최근 미국 인사들이 강경한 대북 발언을 하고 미국의 모종의 '약속'이 없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열병식을 조정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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