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천억엔 그쳐…식품안전문제로 내년 목표달성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정부가 주요 성장 전략의 하나로 삼고 있는 농림수산물·식품 수출이 저조해 '2019년 1조엔(약 9조9천억 원) 수출' 목표 달성이 쉽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17년 일본의 농림수산물·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7% 늘어난 8천억 엔 정도에 머물렀다. 2년 연속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치며 1조엔 목표 달성에 노란불이 켜졌다.
일본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모든 식품사업자에게 국제표준에 근거한 위생관리를 의무화하고, 맛있는 일본 농수산물의 세계 진출을 강력히 후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걸림돌이 여럿이다. 미야코시 미쓰히로 총리 보좌관은 수출을 늘리기 위한 체제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거론했다.
예컨대 식품위생 국제기준인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해썹)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은 많은 식품에서 해썹 취득을 수입조건으로 삼고 있지만, 해썹을 도입한 일본 식품업체는 약 30%에 머물고 있다.
먹거리 안전을 추구하는 글로벌 소비자 요구에 대한 대응도 늦다. 코스트코 등 구미 유통업체들은 비료나 농약 관리부터 노동환경까지 규정한 농산품 국제인증 '글로벌GAP'를 요구하지만, 일본 내 취득 건수는 400건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서 18만 농업 주체들이 이를 취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인증을 받지 못해 경쟁 무대에도 서보지도 못할 우려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이나 대만처럼 향후 원칙적으로 모든 식품업체에 해썹 취득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글로벌GAP 취득에 대해서는 농업인에게 보조금을 준다. 취득에 드는 비용이 200만엔이나 되므로 최대 66만 엔까지 지원한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사고의 여파도 여전하다. 50개 국가·지역이 지금도 후쿠시마현 주변 지역의 농산물 수입을 금하거나 검사증명서 첨부를 의무화하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는 각국을 상대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 결과 EU는 2017년 12월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등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중국과 한국의 규제는 여전히 강하다. 중국은 후쿠시마 등 10개 광역단체에서 생산한 모든 식품, 한국은 14개 광역단체 일부 작물의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두 나라와 역사나 영토를 둘러싼 대립도 무역에 그림자를 비추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2018년을 중일 관계개선의 해로 하고 있어 관계개선 기대 목소리도 있다.
한때 달러당 120엔대까지 내려갔던 엔화가치가 엔고 쪽으로 움직이는 것도 일본 농산물 가격 경쟁력에는 마이너스다. 일본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으로 돌파하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PP 복귀를 시사했지만, 후속 움직임은 없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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