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도 신사옥…"경매 시스템 강화·문화재 환수도 적극"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국내 유수의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홍콩에 첫 전시장을 열고 해외 시장에서 한국 미술의 중심축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5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옥션 설립 20주년, 홍콩 진출 10주년을 맞은 올해 새로운 도전을 꾀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윤석 서울옥션 상무는 "한국 미술은 이제 해외 시장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면서 "그동안 충분한 경험을 쌓았고 해외 컬렉터들의 한국 미술을 향한 수요, 기대가 있는 이 시점이 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옥션은 홍콩 진출 이래 처음으로 상설전시장을 열고, 한국 미술 해외 진출을 위한 협의체도 구성할 계획이다.
홍콩 센트럴 완차이의 H 퀸스 빌딩 100여 평을 임대해 마련한 에스에이플러스(SA+)는 전시장과 경매장으로 탄력적으로 활용된다.
오는 8일 한·일 유명작가 이우환과 구사마 야요이의 2인전 'UFAN X KUSAMA'로 막을 올린다.
서울옥션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미술을 적극 소개하기에는 매년 2차례 열리는 현지 경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재작년부터 자체 공간 확보를 추진했다.
전시장 임대료, 작품 운송비, 출장비 등을 포함해 회당 5~10억 원에 달하는 경매 비용도 부담이었다.
H 퀸스에는 데이비드 즈워너, 페이스, 하우저 앤 워스, 화이트스톤 등 손꼽히는 갤러리들이 최근 잇달아 입주한 만큼 서울옥션은 상승효과를 기대 중이다.
최 상무는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홍콩에 있지만, 아시아 경매회사로서 분명히 그들과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아시아 현대미술을 향한 관심, 지식, 경험의 정도에서 우리가 그들 못지않다"라고 강조했다.
비평가와 미술사가, 국내외 미술관 관계자들로 구성된 한국 미술 협의체는 작가 선별과 소개 방식 등을 공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서울옥션은 올해 10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지하 5층·지상 8층의 신사옥을 열고, 평창동 본사 및 홍콩 SA+와 함께 삼각축의 하나로 삼을 예정이다.
본사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만큼, 대로변에 있는 강남사옥은 더 많은 사람에게 작품 감상과 경매 관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옥션은 이밖에 경매 시스템 강화, 해외 소재 문화재 환수 노력 등을 약속했다.
지난 20년간의 경매 역사를 취합한 자료를 디지털해 한국 미술 작가와 작품을 아우르는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잠재적 기부자와 고미술학자 등으로 환수위원회를 구성, 해외 소재 우리 문화재의 환수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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