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아, 2014년 귀화…카자흐 국기 달고 첫 올림픽 출전
윤승남, 재작년 카자흐 코치진 합류…"일단 결선진출 목표"
(평창=연합뉴스) 고상민 김경윤 기자 = '쇼트트랙 한류'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강릉선수촌에 여장을 푼 세계 각국 쇼트트랙 대표팀에는 한국 출신 선수와 지도자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쇼트트랙 변방국이었던 카자흐스탄 역시 한국 쇼트트랙의 힘이 녹아들면서 어느덧 국제무대에서 다크호스로 거듭나는 중이다.
그 중심에 김영아(26) 선수와 윤승남(32) 여자대표팀 코치가 있다.
한국 쇼트트랙 꿈나무였던 김영아는 대표 선발전에서 연신 고배를 마시다 2014년 카자흐스탄에 전격 귀화했다.
국가대표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고 팠던 김영아는 2017년 알마티 동계유니버시아드를 앞두고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카자흐스탄 빙상연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영아는 귀화 절차와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에 따라 2년간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다가 2016년 12월 강릉에서 열린 ISU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카자흐스탄 국기를 달고 출전했다.
이후 알마티 동계유니버시아드 3,000m 계주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국내 선수들과 막바지 훈련 중인 그는 오는 9일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윤승남 코치는 김영아의 개인 코치로 활동하다 2016년 카자흐스탄 대표팀과 인연이 닿아 제3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케이스다.
그는 이번 평창 대회에서 여자대표팀 코치는 물론 남자대표팀에서도 장비 코치를 맡고 있다.
윤 코치는 5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마치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카자흐 선수들은 한국보다 선천적으로 파워가 좋다"며 "더구나 국가 차원에서 쇼트트랙 투자가 시작되고 있어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대표팀 코치진은 평창에서 적어도 1개의 메달은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7개의 메달을 땄지만, 쇼트트랙에선 '메달 맛'을 보지 못했다.
윤 코치는 자신의 후배이자 제자인 김영아와 관련해 "일단 결선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면서 "본인은 1,000m에 욕심을 내지만 코치로서 1,500m에 더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웃었다.
그는 김영아와 함께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메달이 유력한 선수로 남자 1,000m에 출전하는 누르베르겐 주마가지예프(28)를 꼽기도 했다.
윤 코치는 "특히 남자 쇼트트랙은 워낙 상향 평준화가 이뤄져서 그날 컨디션이나 레이스 상황에 따라 순위 변동이 크다"며 "한게임 한게임 최선을 다하다 보면 메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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