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에 지쳤다" 작년보다 정치색 빠진 슈퍼볼 광고

입력 2018-02-05 16:22  

"분열에 지쳤다" 작년보다 정치색 빠진 슈퍼볼 광고
평범한 사회 메시지·유머 많아…지난해 '반트럼프' 분위기와 대조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지난해 '반(反) 트럼프' 메시지가 대세였던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 TV 광고에서 올해는 정치색이 많이 빠졌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전파를 탄 올해 슈퍼볼 광고에는 대체로 평범한 유머와 사회적 대의에 관한 메시지가 담겼다. 다만 그동안 흔했던 슬랩스틱 유머나 성적인 풍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슈퍼볼 최대 광고주인 맥주회사 버드와이저 광고에는 푸에르토리코 등 물이 필요한 곳에 캔으로 포장한 물을 보내는 조지아 주 카터스빌 양조장 직원들이 나왔다.
지난해 버드와이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센 가운데 슈퍼볼 광고에 이민자 이야기를 그려 주목받았다.
이처럼 작년에는 많은 기업이 다문화 포용을 강조한 슈퍼볼 광고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직간접적으로 꼬집었다.


통신사 버라이즌은 자신을 구조해준 긴급 구조원들에게 고마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올해 슈퍼볼 광고에 담았다.
현대자동차는 누군가 차량을 구매할 때마다 소아암 연구에 기부한다는 점을 광고했다. 슈퍼볼 팬 행사에 초대받은 현대차 차주들이 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 영상을 보고 있으면 생존자들이 직접 그 방에 들어온다.
아마존 광고에는 배우 앤서니 홉킨스, 래퍼 카디 비, 셰프 고든 램지 등 여러 유명 인사 목소리가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의 음성으로 나왔다.

M&M 초콜릿 광고에는 배우 대니 드비토가 '인간 M&M'으로 등장했다. 음료수 마운틴 듀와 과자 도리토스 광고에서는 배우 모건 프리먼과 피터 딘클리지가 '힙합 립싱크 배틀'을 펼쳤다.
분열적인 한 해를 보내고서 광고주들이 즐거운 메시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려 했으며, 시청자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AP는 분석했다.
버지니아코먼웰스대학 브랜드센터의 켈리 오키프 교수는 "올해는 양측의 분열적인 정치 환경 때문에 사람들이 다소 시들해졌다"라며 "그들은 세상에 아직 좋은 게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래퍼 프라스의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인 블랙처(Blacture) 광고는 올해 슈퍼볼에서 정치적인 메시지가 분명한 몇 안 되는 광고 중 하나였다고 AP는 소개했다.
한 흑인 남성이 입에 테이프를 감고 눈을 가린 채 무대에 혼자 서 있고, "블랙처, 관용이 아닌 축하를 받아라"라는 문구가 화면에 흐른다.
통신사 티모바일 광고에서는 아기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슈퍼볼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무대로 꼽힌다. 광고 집중도가 높아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신제품을 알리기 위한 아이디어 경쟁을 펼친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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