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은 "들고 오는 걸 까먹어서"…렴대옥 "무슨 큰 거라고 계속 묻습니까"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동반 훈련을 치른 피겨 페어스케이팅의 '남북 대표' 김규은-감강찬(한국) 조와 렴대옥-김주식(북한) 조가 '주지 못한 선물' 해프닝으로 각자 쑥스러운 웃음을 나눴다.
5일 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두 번째 훈련을 마친 김규은은 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렴대옥에게 줄 선물'에 대한 질문에 "제가 선물을 들고 오는 걸 까먹어서…"라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앞서 이날 낮 진행된 훈련을 마친 뒤 김규은은 지난 2일 생일을 지낸 렴대옥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라커룸에서 만나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은-감강찬은 지난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브뤼노 마르코트 코치에게 함께 지도를 받으며 친분을 쌓은 사이다.
친한 남북 선수들의 '선물 교환'이 아이스아레나에서 한바탕 화제가 됐지만, 김규은의 실수로 이날은 '불발' 됐다.
김규은과 감강찬은 평창올림픽의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하나씩 렴대옥과 김주식에게 줄 계획이라고 한다.
선물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김규은은 "너무 기대를 키워 놓았다"며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선물 이야기에 웃은 것은 렴대옥도 마찬가지였다.
훈련을 마친 뒤 김규은-감강찬보다 먼저 믹스트존을 지나간 렴대옥은 '선물을 받았느냐'는 질문이 여러 차례 이어지자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그게 무슨 큰 거라고 계속 묻습니까"라며 걸음을 재촉했다.
한편 이날 훈련에서는 음악에 맞춰 쇼트프로그램을 점검하던 김규은-감강찬과 리프트를 연습하던 렴대옥-김주식이 부딪힐 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규은과 감강찬이 황급히 둘 사이를 벌린 덕에 충돌은 피했지만, 그 여파로 감강찬이 안전패드에 살짝 부딪혔다.
김규은은 "페어에서는 부딪힐 상황이 다른 종목보다 많고, 파트너를 들고 있다 보니 서로 피하기 어려워 그럴 수 있다"며 웃었다.
이후 연습 도중 김주식이 슬쩍 감강찬에게 다가가 뭔가 말을 건네고, 감강찬이 웃음으로 화답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양 팀은 훈련을 마친 뒤 링크를 빠져나가면서도 살짝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감강찬은 "김주식이 제게 뭔가 이야기를 했는데, 잘 알아듣지 못해서 그냥 웃고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김규은과 감강찬은 "빙질이 좋고, (감강찬의)어깨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다시 원래 잘했던 컨디션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다가올 올림픽에도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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