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과 2차 평가전서 3골 중 2골을 파워플레이로 뽑아
(평창=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파워 플레이 기회에서 매번 고개를 숙였던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점차 해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5일 카자흐스탄과 2차 평가전에서 3-0 완승을 하고 1차 평가전에서의 1-3 패배를 깨끗하게 설욕했다.
경기 결과보다 더 반가웠던 것은 대표팀이 이날 뽑은 3골 중에서 2골이 파워 플레이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아이스하키는 반칙한 선수를 경중에 따라 일정 시간 동안 퇴장시킨다.
이때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일해 수적으로 우세해진 팀이 펼치는 플레이를 파워 플레이라고 부른다.
아이스하키에서 가장 득점 확률이 높은 상황이지만 한국은 이날 카자흐스탄과 2차 평가전까지 17번의 파워 플레이 기회를 한 번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 12번, 지날 3일 카자흐스탄과 1차 평가전에서 5번의 파워 플레이를 소득 없이 날려버렸다.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과 맞붙은 채널원컵에서는 페이스오프가 문제였다.
우리보다 힘에서 앞선 선수들에게 퍽 다툼에서 밀리며 수적 우위를 살려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과 1차 평가전에서는 페이스오프가 문제가 아니었다.
퍽은 순조롭게 잘 따냈지만, 우리 선수들은 무의미하게 퍽을 돌리고, 단조로운 공격만 시도하다가 파워플레이 시간을 헛되이 낭비했다.
심지어 2피리어드 파워 플레이 기회에서 카자흐스탄에 역습을 허용해 숏핸디드골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날 카자흐스탄과 2차 평가전만큼은 달랐다.
한국은 0-0의 균형이 이어진 2피리어드 초반 파워 플레이 기회에서 마이크 테스트위드(하이원)의 골로 선취점을 뽑았다.
김원준(안양 한라)의 장거리 샷을 테스트위드가 문전 앞에서 스틱으로 살짝 방향만 틀어서 골네트를 흔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 잡은 파워 플레이에서는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가 오른쪽 페이스오프 서클에서 총알 같은 슬랩샷으로 한국의 3번째 골을 터트렸다.
세계 랭킹 21위인 한국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15일 체코(6위)를 시작으로 스위스(7위), 캐나다(1위)와 차례로 맞붙는다.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이들을 상대로 우리가 승리를 기대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이 뒷문을 단단하게 지킨다는 전제 하에 협력 수비로 상대 공격을 봉쇄한 뒤 날카로운 역습에 나서거나 아니면 몇 안 되는 파워 플레이 기회를 반드시 득점으로 연결하는 길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표팀이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금씩 파워 플레이 득점 방정식을 마련해가는 듯한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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