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AI 벽을 넘지 못했네요" 충남 가금류 사육농가 비상

입력 2018-02-06 10:34   수정 2018-02-06 10:39

"올해도 AI 벽을 넘지 못했네요" 충남 가금류 사육농가 비상
당진시 20만 마리 살처분 마쳐…인접 아산·천안시 차단방역 주력



(당진=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올해 겨울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관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충남 당진시 한 방역담당 공무원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당진의 한 종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자 당진시는 물론 아산시와 천안시 등 인근 시·군의 가금농가와 방역담당 공무원들은 바짝 긴장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AI 바이러스 특성상 삽시간에 인근 농가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당진의 종계농가(사육규모 2만4천마리)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최종 검사 결과 '고병원성 H5N6형 AI'로 확진됐다.
그동안 천안 병천천 등 충남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가 5차례나 검출된 적은 있지만 가금류 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AI가 발생한 농장주 A씨는 "올해 겨울 들어 철새의 농장 접근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소독약을 뿌리는 등 밤낮으로 노심초사하며 방역에 매달렸는데, 방역망이 뚫려 할 말이 없다"며 허탈해했다.
당진시는 발생농가와 주변 500m 이내 2농가에서 기르는 닭 20여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3km 이내 7농가가 사육하는 40만 마리에 대해서도 살처분에 들어갔다.
또 검출지점 중심 반경 10km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해 21일간 가금류의 이동도 통제한다.
당진시와 삽교천을 사이에 둔 아산시와 천안시 방역 당국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천안은 최근 3년 연속 AI가 발생한 지역이다.

이들 지자체는 가금류 사육농가, 철새도래지, 소하천 등에 대한 AI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군부대의 도움을 받아 가금류 사육농장 주변에 대한 소독에 힘쓰는 한편 광역방제기 등 방역차량을 총동원해 매일 수차례 소독하고 있다.
김종형 천안시 축산과장은 "당진에서 AI가 발생한 사실을 각 농가에 긴급히 알려 자체 소독을 독려하고 있다"며 "이달만 잘 넘기면 조금 안심할 수 있는데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j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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