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전통마을 한복판에 '방사선 차폐시설' 주민 반발

입력 2018-02-06 15:05  

김해 전통마을 한복판에 '방사선 차폐시설' 주민 반발
주민 "방사능 유출시 엄청난 피해 우려"…회사 "안전하게 시공, 법적 문제 없어"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김해 한 전통마을 한복판에 방사선 시설을 갖춘 공장이 들어서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김해시 한림면 병동리 어병마을 주민 50여명은 6일 마을에서 집회를 열고 마을 중심부인 D사에서 짓고 있는 방사선 차폐시설 설치를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어병마을 방사능업체 결사반대위원회는 "가뜩이나 마을 사방이 공단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마을 중앙에 방사능 물질을 이용한 공장이 몰래 들어서고 있다"며 "주민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송유백 대책위원장은 "자연재해가 발생해 만약 방사능이 유출되면 반경 4∼5㎞에 걸쳐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주민과 함께 공장 설립을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기존 플라스틱 사출 공장을 인수해 파이프, 밸브 등을 제조하는 주조공장과 비파괴 검사인 방사선 투과검사(RT)를 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방사선 시설은 현재 구조물 공정을 대부분 마무리하고 23일께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공장 내 방사선 차폐시설은 100㎡ 규모로 방사능 시험에 견뎌낼 수 있도록 벽 두께가 1.4m로 만들었다.
회사 측은 "공장은 기존에 설립돼 있던 곳이며 방사선 차폐시설을 설치하는데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공사 과정에서도 주민설명회를 열려고 했지만, 제대로 접촉을 못 했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 생산 제품 중 원전에 납품하는 것은 없으며 대부분 조선소, 플랜트 사에 납품하는 것"이라며 "해당 시설은 방사선 투과검사를 통해 제품 성능을 테스트하는 공간으로 안전하게 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공사를 마무리한 후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에 방사선 투과검사 신청, 허가 절차를 밟은 후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마을은 옛 가락국 김수로왕 후손들이 사는 집성촌으로 고려 고종 37년(1250년)에 임금이 병풍을 하사한 뒤부터 어병(御屛)마을로 불렸다.
특히 마을에는 화포천 발원지인 무릉천이 있어 한 때 민·관이 함께 추진한 우리마을 도랑살리기 1호 사업으로 '어병마을 도랑살리기 빨래터 복원'을 한 곳이기도 하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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