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투입된 보증기관 이용해 대부업 한 꼴…비난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서울보증보험을 상대로 '허위 보증서'를 이용한 집단 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자결제업체 관계자들이 모두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6일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자결제업체 A사의 마케팅팀 팀장 서모(40)씨와 부장 우모(45)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마케팅 담당 직원 김모(43)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지역사업소 영업이사 김모(48)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서씨 등은 허위의 물품계약을 체결하고 서울보증을 속여 보증보험을 발급받은 뒤 이를 근거로 보험금을 편취했다"며 "실질적으로 보증보험을 이용한 대부업을 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서울보증은 자금이 부족한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도우려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보증기관"이라며 "서씨 등이 편취한 금액이 거액이란 점 등을 비춰보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는 물품계약이 실제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접촉해 가짜 물품계약서를 꾸며 서울보증으로부터 보험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코스닥 상장사인 A사는 금융기관 보증을 기반으로 기업 간 신용거래를 연결하는 전자결제·구매대행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금융기관 보증을 토대로 판매 중소기업에 먼저 대금을 지급하고, 구매업체로부터 추후 대금을 받는 과정에서 신용카드사처럼 수수료를 챙겼다.
이들은 9개 기업과 짜고 허위 계약서를 작성한 뒤 서울보증의 보증을 받아 업체에 돈을 빌려주고, 업체가 돈을 갚지 못하자 서울보증으로부터 20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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